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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희의 소통이야기] 진정성의 커피 한잔 어떠신가요?
박찬희 PR전문가/전 한국수력원자력 홍보실장

오늘도 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한잔의 커피를 위해 최소 7~8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커피 묘목은 4-5년 걸려  나무로 자라고, 새하얀 커피 꽃을 피우는데는 1~2년이 더 걸린다. 꽃이 진 자리에 초록빛 열매가 맺히면 다시 1년쯤 빨갛게 익기를 기다려야 한다.  이 중 흠없이 잘 익은 커피 체리들 만이 세척과 건조 과정을 통해 여러 겹 속에 감추어져 있던 말간 연두빛 생두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 '그린빈'들이 로스팅과 블렌딩 과정을 거쳐,  비로소 전세계의 바리스타와 커피 애호가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요즘 신문이나 방송에 진정성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할때마다 나는 자주 한잔의 커피를 떠올린다.  커피의 맛처럼,  진정성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시간의 깊이와 정직한 열정이 녹아 자연스레 우러나는  향기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진정성은 개인적 대인관계 차원을 넘어 경영의 전문 용어가 된지 오래이다. 우리에겐 '쥬라기 공원'으로 유명한 미국의 과학 스릴러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1942~2008)의 'Timeline'이라는 작품에는 로버트 도니거라는 탐욕스런 기업가가  등장한다.

그는 20세기가 엔터테인먼트 시대 였다면, 21세기는  진정성의 시대라 단언한다.  모든 것이 상업적으로 연출되는 세상에서 진정성이 그만큼 희귀해 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양자 역학 기술을 이용해, 과거로의 공간 이동을 경험시키는 진정성 사업을 계획한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상상력에는 못미치지만, Honest Tea라는 미국 유기농 차회사가 있다.  이름부터 정직함을 뜻하는 이 회사는 2011년 부터 미국 주요 도시에 무인 판매대를 설치해 가장 정직한 도시를 선정해 매해 발표해 오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본의 아닌 거짓말 고백하기 캠페인등, 진정성 마케팅에 승부를 걸고 있다. 1998년 창업한 이 작은 벤처 기업은 매년 매출이 급상승하더니, 2011년 코카 콜라로부터 100% 투자를 받기도 했다. 진정성에 목마른 소비자들이 진정성의 시장 가치를 확인시켜준 셈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최근 언론에서도 보도됐던 한 피자 회사 회장의 경비원 폭행사건에 대한 사과문이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SNS를 달구더니 급기야 불매운동으로 확산되었다.  이 일로 직접 타격을 입게 된 죄없는 가맹점주들이 본사로 달려가  “회장님,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세요” 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 시위 광경은 진정성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하버드 비즈니스 프레스에서 펴낸 ‘진정성의 힘’이라는 책에는 “진정성의3가지 원칙이 나온다. 즉, 진정하다면, 굳이 자신이 진정하다고 말할 필요가 없고, 진정하다 말했다면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야하며, 진정하지 않다는 점을 정직하게 인정하면, 이 또한 나름대로의 진정성을 획득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소통은 남을 움직이기 전에 나부터 변하는 것이라 한다. 입으로는 소통을 말하면서, 우리 모두 자신의 목소리만을 높이는 불통의 늪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다 보아야 할 때이다. 이왕이면 진하게 내린 커피 한잔이 가르쳐주는 진정성의 맛을 음미하면서 말이다.

박찬희 PR전문가/전 한국수력원자력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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