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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관 변호사의 부동산 이야기] 공인중개사의 중개과실이 명백함에도 그로 인해 중개의뢰인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제한할 필요성이 있는가

과거 남향 아파트의 중개를 의뢰하였고, 공인중개사도 남향 아파트라며 중개한 아파트가 사실은 북동향 아파트인 경우, 공인중개사에게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지만, 중개의뢰인에게도 스스로 확인해 보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60%로 제한한 판결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법이 부동산 중개 전문가로 인정한 공인중개사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는 이유로 40%의 손해는 중개의뢰인이 감수하라는 취지의 판결이었는데, 연결선상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 즉 전용면적이 38평인 아파트를 46평이라고 소개한 공인중개사들의 행위와 관련된 하급심 판결을 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A”는 공인중개사인 “B”의 중개로 서울 소재 아파트 46평형을 10억 원에 매수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하여 거주하던 중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 보니, 이 사건 아파트의 정확한 면적은 38평형이었다. 이에 “A”는 “B등”을 상대로 매매당시 46평형의 시가 10억 원과 38평형의 시가 9억 1,200만 원의 차액인 8,800만 원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였다(실제 매수인은 부부이고, 이 사건 아파트의 각 1/2지분 소유자이므로 각 4,400만 원씩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였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구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관한 법률 제29조 제1항에는 ‘중개업자 및 소속공인중개사는 전문직업인으로서 품위를 유지하고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중개 관련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정해져 있고, 제25조에는 ‘중개업자는 중개를 의뢰받은 경우에는 중개가 완성되기 전에 당해 중개대상물의 상태·입지 및 권리관계, 법령의 규정에 의한 거래 또는 이용제한사항, 그 밖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항을 확인하여 이를 당해 중개대상물에 관한 권리를 취득하고자 하는 중개의뢰인에게 성실·정확하게 설명하고, 토지대장등본, 등기사항증명서 등 설명의 근거자료를 제시하여야 한다’고 정해져 있으며, 동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1호에는 법 제25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중개업자가 확인, 설명하여야 할 사항 중 하나로 ‘중개대상물의 종류·소재지·지번·지목·면적·용도·구조 및 건축연도 등 중개대상물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이 정해져 있고, 민법 제681조에는 ‘수임인은 위임의 본지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고 정해져 있는바, 중개업무를 수임한 중개업자가 그 수임 업무인 중개업무를 처리하면서 위와 같은 각 규정에 의하여 인정되는 확인·설명의무 내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중개거래의 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한 경우 중개업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하면서, “B등”에게 중개업자의 주의의무에 위배하여 확인·설명의무의 대상인 이 사건 아파트의 면적에 관하여 그릇된 정보를 제공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였다.

손해액 역시, 원고인 “A”가 청구한 차액이라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중개업자가 부동산거래를 중개함에 있어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를 조사·확인할 의무를 다하지 못함으로써 중개의뢰인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 중개의뢰인에게 거래관계를 조사·확인할 책임을 게을리 한 부주의가 인정되고 그것이 손해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면, 피해자인 중개의뢰인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과실상계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이것이 손해의 공평부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기본원리에 비추어 볼 때에도 타당하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다6965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은 이 사건 아파트를 방문하여 그 현황을 직접 비교·확인한 후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매매계약서에도 이 사건 아파트의 전용면적에 관한 기재가 있었는바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고, 원고들의 이러한 과실도 이 사건 손해 발생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러한 점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고 판시하였다.

위 사건은 현재 원·피고가 모두 항소를 하여 서울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최종 판결이 어떻게 확정될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사건에서 필자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공인중개사의 전문성에 대한 국민의 시각과 법원의 시각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고, 법이 공인중개사에게 부과하고 있는 의무위반에 대해 법원이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특히, 책임제한비율에 대해서는 법원조차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판단할 뿐,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 평수는 매우 중요하다. 평수에 따라 아파트의 시가가 정해진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또한 전용면적에 대한 평수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만 확인하더라도 당연히 알 수 있는 것이고, 우리 사회는 부동산 중개의 전문가인 공인중개사가 46평이라고 하면 그러한 설명을 믿는 것이지, 공인중개사가 나를 속이는 것인지, 속이지 않는 것인지를 의심하면서 바라보지는 않는다. 위임관계라는 것은 그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법원은 38평을 46평이라고 중개하고, 46평에 해당하는 매매대금을 지급하게 한 공인중개사의 책임이 50%에 불과하다고 판시하였다. 과거 복동향 아파트를 남향아파트라고 중개한 사건에서는 공인중개사의 책임을 60%라고 인정하였는데, 두 사례를 비교하면 중개의뢰인 입장에서는 동서남북을 확인하는 것보다 아파트 평수를 확인하는 것이 더 쉽다는 것인가. 법원이 명확한 기준도 없이 공인중개사의 명백한 잘못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임의로 제한하려고 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법률사무소 산성 전홍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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