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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의 아파트가족남녀] 할빠들의 수다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초빙교수/전 서울신문 국장
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사람들의 대화 소재도 연령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필자도 나이를 먹다 보니 요즘은 지인들과 대화할 때 손주들 얘기가 많아 나온다. 젊었을 때 일에 매달려서 자녀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던 사람들까지 사진과 동영상을 내보이며 손주 자랑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 오죽하면 손주 자랑은 돈 내고 하라는 말까지 있겠는가.

“우리 손주들이 얼마나 귀여운지 모르겠어.” “노래도 잘 하고 놀기도 잘 하고….” “한 번 웃으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예뻐.”

요즘은 맞벌이부부들이 많다 보니 믿고 맡길 수 있는 조부모에게 의지하는 가정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른바 황혼육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맞벌이 가구의 황혼육아 비율은 2009년 33.9%에서 12년 50.5%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어느 가정은 시부모가 월 수 금, 친정부모가 화 목요일에 손주를 돌봐준다. 물론 그 반대인 경우도 있고, 할머니가 직장생활을 하지 않는 쪽이 맡는 경우도 있다. “김씨네 아이는 김씨가 키운다”고 큰 소리를 쳐놓은 바람에 독박 황혼 육아에 힘들어하는 시부모들도 있다. 손주를 돌봐주는 부모와 가까이 살거나 아예 한 집에 사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다른 조부모는 손주를 보고 싶어도 사돈댁에 함부로 가기가 어려워서 사진과 동영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위로를 삼을 수밖에 없다. “사돈께서 손주를 전적으로 돌봐주셔서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미안하면서도 힘들어.”

손주들을 잠깐씩 보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문제는 육아를 도맡아하는 경우다. 장시간 아이를 안아주고 돌보다 보면 육체가 힘들기 마련이다. 이른바 ‘손주병’이다. 특히 쌍둥이는 더하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다 보니 조부모들의 연령도 60대 중후반인 경우가 많아서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다. 손주를 돌보기 위해 헬스클럽에서 몸을 다지는 분들도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16년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3.8%(369명)가 손주 육아를 그만두고 싶어 한다. 허리, 팔다리, 심혈관계 질환 등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44.4%)는 이유가 가장 많다. 조부모들의 황혼육아 노동시간은 주당 평균 47시간. 조부모와 부모 사이의 육아 갈등도 적지 않다. 육아 방식의 불일치가 43%로 가장 높고, 청결 및 안전, 양육시간 등이 뒤를 잇는다. 조부모들은 황혼 육아 방법뿐 아니라 손주병에 대처하는 레크리에이션과 마사지 등도 가르쳐주는 시니어맘 서포트 교실을 활용하면 좋다.

“손주들이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 “무슨 소리야. 요즘 아이를 갖고 싶어도 못 갖는 가정도 많고, 가뜩이나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판국에 손주가 생겼으면 고맙고 행복한 거지. 싫은 내색 하지 말고 즐겁게 봐줘야지.”

대화는 자연스럽게 육아정책으로 옮겨간다. “그나저나 조부모에게 아이를 맡길 수 없는 맞벌이 부부들도 아이를 낳아서 잘 키우도록 정부가 더 잘 해야 할 것 같아.” 저출산 고령화에 대처하고 맞벌이 부부까지 아이를 마음 놓고 낳을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일이 많은 것 같다.

전국아파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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