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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소금호수, 반호수(터키 반 여행기)

터키 동부의 최대도시 반(VAN)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따뜻함이다. 

세계최대소금호수이자 하루에도 7번 물빛을 달리한다는 마법의 반호수가 그랬고, 그 호수를 따뜻하게 감싸주던 햇살이 그랬다. 

햇살로 인해 생긴 은빛 반짝임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호숫가 사람들의 눈빛. 그 눈빛과 함께 이방인을 기쁘게 맞아주던 그들의 마음이 봄처럼 따스했다. 비록, 이름은 호수라 불리지만 그 씀씀이는 바다와 같이 넓고 깊다.

반호수가 속해있는 터키동부를 가게 된 이유는 진짜 터키를 보고자 했던 이유에서였다. 터키동부여행에 있어 은 동부 최대 도시이기에 이곳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다. 

흔히 터키여행이라고 하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국민코스 이스탄불, 카파도키아, 파묵칼레 등이 빠지지 않는데 사실, 터키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서는 동부지역을 꼭 가봐야 한다. 

거친 산맥과 드넓은 초원위에서 유목생활을 했던 터키의 선조들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여전히 선조들의 생활방식을 이어받아 삶을 이어가는 리얼 터키인들이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반성채에서 바라본 반호수

하루 7번 물색이 변하는 세계최대의 소금호수 ‘반’

반호수 [Lake,Van/ Van Golu(터키어)]는 이란 국경에 가까운 동부 아나톨리아지방에서 가장 크고 번화한 반 도시에 있으며. 터키에서는 가장 큰 호수이자 세계에서도 가장 큰 소금호수이다. Akdamar, Adır, Carpanak, Kus 총 4개의 섬으로 나눠지며 섬을 가지고 있는 호수라 하니 그 규모야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소금호수, 정확히는 탄산나트륨(sodium carbonate)이란 성분으로 우리가 흔히 소다라고 부르는데 이런 성분으로 인해 비누 없이 거품이 나고, 세제 없이도 옷을 빨 수 있다. 매일 소금농도와 햇빛에 따라 시시각각 물빛이 변하는 마술을 부리기도 하는데 옅은 산호색에서 부터 진한 파란색까지 지역에 따라 다양한 반호수의 매력을 만날 수 있다. 

오래전부터 바다와 같은 규모로 호수보다는 Little Sea , High SeaNairi sea와 같이 바다로 불리는 시절이 더 많았는데 호수주변에는 넓게 펼쳐진 평야와 봉우리가 하얀 눈으로 뒤덮인 장엄한 만년설산이 호수 둘레를 감싸고 있다. 

동행 중 호수를 유독 좋아하는 이가 있는데 이미 여러 번의 터키여행을 다녀간 그의 입에서도 반호수 예찬은 끊이지가 않았다. 게다가 그의 말대로라면 반성채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일몰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라니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반에서의 첫 일정은 자연스레 반호수의 일몰을 보는 걸로 정해졌다.

가까스로 일몰시간 전에 반성채에 도착한 우리는 반호수와 태양의 황홀한 콤비네이션을 기대하며 지름길인 바위 깃을 성큼 성큼 올라 이른바 명당이라는 바위에 자리를 잡았지만, 전날 동부지역에 내린 폭풍우로 인해 기대했던 풍경을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구름 사이로 갈라진 빛내림이 호수에 광활한 그림자를 만들어내 그 풍경은 여전히 잊히지 않는 순간이었다.

자연이 하는 일을 그 누구에게 불평할 수 있겠냐며 스스로의 위안을 안고 내려올 때까지 반호수의 또 다른 모습을 안겨줄 귀인을 만날 것이라는 걸 상상도 하지 못했다. 바로 이런 순간이 여행이 주는 묘미가 아닐런지….

 

악다마르섬 교회전경

악다마르섬

전날의 잔뜩 흐렸던 날씨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악다마르섬으로 향하는 하늘은 너무나 푸르른 터키의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여주었다. 선착장을 둘러싼 대나무들이 쏵~쏵~쏵~ 소리를 내고 잔잔히 출렁대는 물결을 바라보며 호숫가에 앉아 있으니 행복이란 말이 저절로 내뱉어지더라. 처음 반호수를 봤을 때는 산호색이었는데 오늘 마주한 호수는 짙은 파란색으로 첫날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슬픈 연인의 전설이 담긴 반호수의 악다마르섬

악다마르섬은 두 남녀의 애잔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공주인 타마르는 건너편에 사는 평민인 청년과 사랑에 빠졌다. 매일 밤 공주가 조명으로 신호를 보내면 청년은 그 신호를 따라 어두운 호수를 헤엄쳐 공주를 만났다. 어느 날 이 사실을 알게 된 왕은 폭풍우가 세차게 치던 밤, 공주 몰래 청년에게 신호를 보냈고 신호를 일부러 잘못 보내어 청년은 호수에서 헤엄치다 지쳐 죽었고 이 소식을 들은 공주 또한 호수에 뛰어들어 죽었다고 한다. 이때 청년이 죽으며 “아~타마르.” 라고 공주의 이름을 부르짖었는데 그것이 유래가 되어 악다마르섬이 되었다. 지금도 폭풍우가 치는 날이면 공주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고 한다.

그렇게 40분정도 이동하면 목적지인 악다마르섬에 도착하는데, 이곳에는 오래된 왕국의 교회건물이 아직 남아있다. 이 교회가 유명해진 건 성서에 나오는 일들을 기록한 외부 벽의 부조와 내부의 프레스코화 때문이다. 외부부조는 금단의 열매를 따는 아담과 이브부터 사자와 싸우는 삼손같이 구약성서의 이야기를 그리고 내부의 프레스코화는 신약성서의 이야기를 담았다. 

언덕위에서 호수와 함께 바라보는 악다마르섬은 풍경 또한 황홀할 만큼 아름답다. 가만히 앉아 바라보고 있으면 그 어떤 근심, 걱정도 모두 사라지게 만드는 마력이 숨어있음이 분명하다.

 

한쪽은 노란색, 다른 한쪽은 파란색의 독특한 눈을 가진 반고양이

반의 유명인사, 양쪽 눈 색깔이 다른 세계의 희귀종 반고양이

다음날, 세계에서 유일하게 반에서만 볼 수 있는 반고양이를 보러갔다. 반 고양이는 워낙 유명한 세계의 희귀종이라 반국립대학 연구소에서만 그 귀한 얼굴을 영접할 수 있다. 한쪽은 노란색, 다른 한쪽은 파란색의 독특한 눈을 가진 반고양이는 역시 동부 여행에서 반호수와 함께 필수 여행코스이기도 하다. 

반국립대학 연구소, 우리 안에서 수십 마리의 반고양이들이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귀하게 자란 몸들이라 그런지 하얀색 털로 덥힌 몸뚱이는 광채가 느껴질 정도였고, 그 도도함이란 지금껏 봐온 고양이들과 차원이 달랐지만, 녀석의 눈에 햇빛이 비치는 그 순간, 한쪽의 파란 눈과 노란 눈은 눈이 부실정도로 아름다웠다. 

연구소 안으로 들어가면 반고양이들의 사진이 들어간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고, 그 옆으로 귀여운 새끼 반고양이들의 우리가 있었다. 앙증맞은 새끼고양이들의 재롱을 밖에서만 보기가 안타까워서 관리인에게 한번만 들어가 보게 해달라고 요청했더니 고민하는 척 하던 그는 이내 들키면 안 된다며 빨리 들어 갔다 오라고 우리 열쇠를 풀어주었다. 

반을 떠나는 날 우리는 첫날의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다시 반성채를 찾았다. 처음과는 달리 맑은 하늘과 함께 자신을 다 보여주는 호수의 모습에 또 다시 넋이 나간 사람처럼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았는데 호수위의 은빛 반짝임은 그 어느 때보다 열렬했고, 잔잔하게 지글거렸다.

음악을 들으며 반호수를 바라보니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것이 한국에 두고 온 그리운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짧은 3일이었지만 호수가 안겨주는 평화로움과 여유로움은 힘차게 달려온 여행길에 잔잔한 평온을 안겨주었고, 동부여행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반호수를 얘기하고 싶다.

사지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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