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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그릇

일본 소설가 구리 료헤이의 1989년 단편소설 ‘우동 한 그릇(一杯のかけそば)’은 일본 문화의 두 가지 면을 보여준다. 하나는 일본 특유의 이해관계 자본주의 모습이고 하나는 우동은 음식 이상의 의미라는 점이다. 

일본은 한 해의 마지막 날, 면 요리를 먹는 풍습이 있다. 소설에서 허름한 차림의 부인과 두 아들은 연말을 보내기 위해 우동집을 찾고, 한그릇의 우동을 주문한다. 가게 주인은 가족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1인분 반을 담아 우동을 제공한다. 충분히 우동을 주면 되겠지만 상대의 자존심을 고려하는 일본인 특유의 배려심은 다른 나라 사람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또 작은 우동집이든 큰 기업이든 공동체 속에서 행해야할 상업의 가치를 중시하는 이른바 이해관계 자본주의도 분배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일본인을 감동시킨 핵심은 우동이다. 우동은 일본인들에게 소울푸드다. 우동의 원형은 헤이안 시대(平安時代, 794~1185)에 중국으로부터 전해진 혼둔 또는 곤동에서 시작된 것으로 본다. 혼둔과 곤동은 현재의 우동보다는 만둣국에 가까운 요리지만, 이것이 변하면서 운동으로 불렸고 우동으로 변한다.

 

지식백과

일본 3대 우동

일본은 유독 장인(匠人)이 많다. 사소한 것이라도 한 분야만을 파고들어 하나의 가계를 이루고 명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봉건제도 하에서 철저한 계급 구조에 근거했던 사회에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은 제한되었다. 그러니 목표를 위에 두기보다는 아래로 파는 문화가 일반화된 탓이다. 맹자(孟子)보다 순자(荀子) 철학이 일반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3백년 된 우동가게, 몇 대째 이어오는 혼이 담긴 가게. 일본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자신의 일에 가치를 두고 파고 드는 모습에 기인한 것도 있고 철저한 계급사회의 영향도 있다. 다른 이유는 상업 발전을 위해 하나의 음식만을 팔 수 있도록 규제한 영향도 있다. 어쨌거나 우동은 소울 푸드의 명성처럼 지역에 따라 다양하다. 또 현재도 변화를 이어간다. 이 가운데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3대 우동은 누가 먹어도 최고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먼저 일본 우동의 대명사처럼 여기는 사누키 우동은 현재의 가가와 지역에서 탄생된다. 가가와현의 옛 명칭인 사누키를 여전히 사용하는 것처럼 전통도 깊다. 사누키 우동은 헤이안 시대 당나라에서 전해졌다고 하는데 일본 면 요리의 전통과 관련 있다. 사누키 지역은 강수량이 적은 탓에 밀재배에 용이했다. 질 좋은 멸치의 주생산지인 점도 한 몫 한다. 간장 또한 일본 전국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밀과 다시멸치, 간장이 조화를 이루다 보니 우동은 자연스럽게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된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유동의 모습은 사누키 우동이 대부분인데, 면발이 굵고 쫄깃한 식감을 가진다. 사누키현, 그러니까 가가와현은 어딜 가나 맛좋은 우동을 즐길 수 있다.

사누키 우동이 해외에 널리 알려진 탓에 생소하기는 하지만 이나니와 우동도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이나니와 우동은 에도 시대 초기부터 제조법이 표준화된 면을 사용하는데, 엄격하게 그 지역의 밀과 물을 사용해야 한다. 유일하게 면 제조 기술을 만든 사람이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현재의 아키다현 유자와시에서 시작된 우동으로 수타면을 건조해서 면을 만든다. 굵고 남작한 모양새를 한 면은 한국의 건 칼국수면과 흡사하지만 대체로 옅은 황색을 띈다. 일본의 가정에서 가장 사랑받는 면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명품 우동은 ‘미즈사와 우동’이다. 군마현 시부가와시에서 유래한 이즈사와 우동은 ‘미즈사와테라’ 참배객들을 위해 만든 우동에서 유래한다. 밀가루 반죽을 발로 밟은 후 숙성과 펴는 작업을 열 번 정도 반복하며, 이것을 정교하게 자른 후 햇볕에 두 번 말려 만든다. 절에서 유래한 탓인지 대단히 정성을 들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맛은 들인 공만큼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이 밖에도 일본 우동의 종류는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 그만큼 일본인에게 우동은 가장 사랑받는 음식이다. 그야말로 소울푸드로 손색없는 대접을 받고 있다.

RECIPE 

재료   우동면 600g, 팽이버섯 1/2개, 쑥갓(약간), 

맛국물   물 8컵, 다시마 사방 5cm 1장, 국물용 멸치 1컵, 간장 2큰술, 맛술 2큰술, 소금(약간)

 

1 국물용 멸치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후 냄비에 분량의 물과 다시마를 넣어 함께 끓인다.

2 멸치 국물이 우러나면 멸치와 다시마를 건져낸다. 

3 끓는 물에 우동면을 넣고 삶는다.

4 간장, 맛술, 소금으로 간한 후 팽이버섯과 쑥갓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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