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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정당방위와 과잉방위

①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씨는 지난 7월 오전 12시쯤 술을 마시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와 잠을 자려고 누웠다. 그런데 갑자기 이씨가 열려있는 현관문으로 들어와 머리를 밟는 등 그를 폭행했다. 김씨가 집에 오던 중 아파트 상가 근처에서 큰 소리로 욕설을 했는데, 당시 건너편 길가에 있던 이씨가 자신에게 욕을 하는 것으로 오해하여 집으로 찾아와 폭력을 행사한 것이었다. 폭행을 당한 김씨는 이씨와 서로 치고받으며 몸싸움을 하던 중 식탁에 놓여 있던 흉기를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손으로 흉기를 막다가 오른팔을 찔렸다. 김씨는 이어 이씨의 어깨와 옆구리 등 두 곳을 더 찔렀다. 

② 강원도 원주시에 사는 최씨는 지난 3월 새벽 3시가 넘어 귀가해 문을 열었다. 최씨는 서랍장을 뒤지고 있던 김씨를 발견하고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려 넘어뜨렸다. 김씨는 넘어진 상태에서 도망하려고 했으나 최씨는 빨래 건조대와 차고 있던 벨트를 풀어 김씨의 등을 수 회 때렸다. 의식을 잃은 김씨는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7개월이 지난 아직까지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검찰은 첫 번째 사건의 김씨에 대해 살인미수죄로, 두 번째 사건의 최씨에 대해 폭처법상 흉기휴대상해죄로 기소하였습니다.

형법은 정당방위라는 제목으로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규정에 의하면, 자기 자신에게 행해지는 부당한 공격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행해지는 부당한 행위에 대해서도 정당방위가 가능합니다. 한편, 상대방의 부당한 공격은 현재 진행되고 있어야 하며, 과거에 있었던 부당한 행위에 대해 지금 공격하는 것은 그 자체가 별개의 범죄행위가 될 뿐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방어행위의 정도가 도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법은 이를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은 과잉방위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는데,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라고 하여 과잉방어행위는 일단 처벌대상이 되고, 다만 전체적인 정황이 부득이하게 과잉방어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형을 깎아주거나 처벌을 면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과잉방어행위도 ‘그것이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하에서 공포, 흥분,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특별한 상황에서는 과잉방위행위에 대해서도 처벌하지 않습니다.

정당방위와 관련하여, ①의붓아버지의 강간행위에 의하여 정조를 유린당한 후 계속적으로 성관계를 강요받아 온 피고인이 사전에 범행을 준비하고 의붓아버지가 제대로 반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식칼로 심장을 찔러 살해한 행위는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결여하여 정당방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②건강한 젊은 남자 2명이 인적이 드문 심야에 혼자 귀가 중이던 가정주부에게 뒤에서 달려들어 양팔을 붙잡고 어두운 골목길로 끌고 들어가 담벽에 쓰러뜨린 후 반항하는 여자의 옆구리를 무릎으로 차는 등의 폭행을 가하면서 키스를 하려고 하자 양팔이 붙잡힌 상태에서 발버둥을 치면서 혀를 물어뜯게 되었다면, 이는 자신의 성적순결 및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 ③평소 남편으로부터 지속적인 폭행이나 학대를 당해오던 피고인이 잠자고 있는 남편을 살해한 사안에서, 오랜 기간 동안 남편으로부터의 폭력이나 학대에 시달려온 피고인의 특별한 심리상태를 수긍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살해 당시 객관적으로도 피고인의 법익에 대한 침해나 위난이 현존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정당방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판결 등이 있습니다.

오늘의 사건에서, 집안에까지 들어와 잠을 자고 있는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 공격을 당하는 입장에서는 살기 위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고, 한밤중에 집안에서 물건을 훔치고 있는 도둑과 마주친 사람의 공포심은 말로 다할 수 없으므로(도둑이라는 사람이 흉기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 살기위해 과하게 폭행하는 것을 나무랄 수 없지 않은가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문제는 정당방위나 과잉방위라는 것은 범죄행위의 동전 양면과 같을 수도 있는 것이어서 정당방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경우에 정당방위라는 상황을 이용해서 상대방에 대한 공격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법원은 정당방위에 대해 상당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첫 번째 사건에 대해서는 ‘김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폭행하자 화가 나서 피해자를 찔렀을 뿐 아니라 피해자가 칼을 막는 과정에서 팔꿈치를 찔렸음에도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피해자를 찔렀다. 김씨의 행위는 피해자로부터 일방적인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피해자를 공격하거나 보복할 의사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므로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고, 두 번째 사건에서는 ‘흉기 등을 전혀 소지하지 않고 피고인을 만나자 그냥 도망가려던 피해자를 최씨는 머리 부위를 발로 여러 차례 걷어차고, 주위에 있는 빨래 건조대로 등 부위를 가격했다. 피해자를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로 만든 행위는 절도범에 대한 방위행위로써 한도를 넘어서 정당방위나 방위행위가 초과된 경우에 해당한 경우라 할 수 없다"고 하면서 두 사건 모두에 실형을 선고하였습니다.

이승호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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