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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동물 그리고 사람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섬에콰도르 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의 높게 쏟은 선인장

자연사 박물관, 갈라파고스

갈라파고스(Galapagos)라는 이름의 유래는 갈라파고스 거북이의 등딱지가 ‘안장’과 비슷했고, ‘안장’을 뜻하는 옛 스페인어 ‘갈라파고(Galapago)’라는 데에서 유래되었다. 갈라파고스는 에콰도르(Ecuador)령으로 남미 대륙의 약 1천km 떨어진 태평양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갈라파고스는 하나의 섬이 아닌 19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제도로 갈라파고스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동·식물로 인해 자연사 박물관이라고도 불린다. 19개의 섬 중에서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섬은 총 5개이며 그 중 산타크루즈(Santa Cruz)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중앙에 위치한 섬으로 가장 활발하게 사람들이 왕래하는 곳이다. 그 중에서 현지인들의 생활터전이 되는 마을인 뿌에르토아요라(Puerto Ayora)는 대부분의 여행객의 주 본거지가 되는 곳이다. 뿌에르토아요라는 주변 섬으로 가는 교통의 요충지로 주요 숙박시설과 여행사를 통한 데일리 및 크루즈 투어, 스쿠버 다이빙 등의 모든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물론 산타크루즈 섬을 중심으로 왼쪽에 위치한 이사벨라(Isabela), 오른쪽에 위치한 산 크리스토발(San Cristobal)에서도 여행이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기 때문에 갈라파고스로 입도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곳, 뿌에르토아요라에서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또르뚜가 베이에서 휴식중인 사람들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향을 준 섬

갈라파고스에는 거북이들이 산란을 하러 오는 또르뚜가 베이(Tortuga Bay)라는 장소로 또르뚜가는 거북이를 의미하는 스페인어에서 유래되었다. 또르뚜가 베이의 안쪽에는 수많은 갈라파고스 선인장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새들의 서식지가 되기도 하는데, 선인장들은 일부 새들과 바다 이구아나들의 주식량이 된다. 선인장들은 나무형태의 모습을 가지며 크고 길게 성장하게 되는데, 이는 바다 이구아나나 육지 동물들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 생존을 하기 위함이다. 또르뚜가 베이에는 선인장과 함께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식물 맹그로브(Mangrove) 나무가 있다. 갈라파고스에서는 빨강, 하얀 등의 맹그로브 나무들을 발견할 수 있다. 물이 젖은 레드 맹그로브 나무는 그 이름처럼 줄기부분이 붉은 색을 뿜어낸다. 이들은 밀물과 썰물에 의한 해수면의 차를 극복하기 위해 이런 형태의 모습으로 진화했다. 히든비치에는 맹그로브 나무가 길게 자리 잡고 있는데 그늘을 만들어 주어 사람들에게 휴식공간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도 맹그로브 나무 아래에서 과자도 먹고, 세상만사 아무것도 모르게 낮잠을 자며 휴식을 취했다.

우리가 먹던 과자를 흘리면 어디선가 핀치(Darwin’s Finches)새가 날아와 순식간에 과자를 집어간다. 핀치가 ‘다윈 핀치’라고 불리는 이유는 진화론을 주장한 생물학자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 제도의 4개의 섬에서 채집한 이 새들이 진화론의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여러 지역에 서식한 핀치들은 대략 각 섬에 서식하는 환경과 먹이에 따라 부리 모양과 크기가 달랐다. 예를 들면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딱딱하고 큰 씨앗이 많은 곳에 서식하는 핀치는 크고 뭉뚝한 부리를 가졌고, 작은 씨앗이 풍부한 곳에 서식하는 핀치는 작은 부리를 가졌다.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길, 물속의 게를 사냥하고 있는 가마우지(Cormorant)를 발견 했다. 한참을 돌 위에서 기다리더니 물속을 향해 부리를 집어넣는다. 갈라파고스에 있는 가마우지는 잘 날지 못한다. 물속에서의 사냥에 적합한 유선형의 체형을 갖기 위해 비행 능력을 잃었다고 한다. 즉, 이 모든 것은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우리가 지켜야하는 갈라파고스의 동물들

마을사람들은 바다와 동물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갈라파고스에서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야생동물과 공존하며 살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답을 정의 내릴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들을 갖고 있다. 서로 다른 모습, 서로 다른 피부, 서로 다른 눈동자, 그들의 모습은 모두 다르지만 다 같은 친구들이다. 갈라파고스에는 참 다양한 동물들이 있는데, 대부분의 동물들이 사람이 가까이 가도 잘 도망가지 않는다. 해변에 발을 담그고 거닐 때, 저 멀리서 검은 물체가 다가왔는데 바로 바다 이구아나(Marine Iguana)였다. 거대한 이구아나가 물에서 꼬리를 흔들며 수영하는 모습이 마치 괴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어가 있다면 저렇게 헤엄치지 않을까 생각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수영하는 모습도 은근하게 귀엽기도 하다. 바다 이구아나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바다에서 생활하는 도마뱀이다. 작은 개체들은 해안에서 서식하는 반면, 큰 개체들은 반드시 앞바다 멀리까지 나가 깊이 잠수하여 충분한 양의 해조류를 섭취한다. 이들의 평균 잠수시간은 10분인데, 최대 1시간 정도까지 가능하다. 잠수를 마친 바다 이구아나들은 하나같이 태양을 맞으면서 물을 말리게 된다. 이때, 정말 돌처럼 움직이지도 않고 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 갈라파고스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바다 이구아나이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녀석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곳은 이곳, 갈라파고스뿐이다.

부둣가에는 바다사자(Sea Lion)가 세상모르게 잠을 잔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사자를 구경을 해도 녀석들은 신경도 안 쓴다. 어떻게 보면 동물들과 사람들과의 경계선이 없는 곳이 갈라파고스가 아닐까 싶다. 갈라파고스에만 서식하고 있는 자이언트 거북이(Giant Tortoise)는 지구상에 서식하는 모든 거북 종류 중에서 제일 몸집이 크며, 수명은 매우 길어 180년 정도이다. 기록에 따르면 스페인의 탐험가들이 갈라파고스 제도를 찾았을 때 약 25만여 마리가 있었다고 했지만 19세기 초 포경선 및 어부들의 지나친 남획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현재는 전체 제도에서 1만 5천여 마리밖에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에콰도르의 법으로 강력하게 보호받고 있는 희귀종 동물이다.

갈라파고스에는 ‘외로운 조지(El Solitario George)’라고 불리는 꽤나 유명한 거북이가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던 핀타 자이언트 거북이(Pinta Giant Tortoise)인데, 2012년 임종을 맞게 되면서 그 종이 모두 멸종하게 되었다. 외로운 조지가 살아 있을 동안 비슷한 종의 거북이들을 교배해주었지만, 암컷이 낳은 알이 모두 무정란이었다. 결국 자손을 낳지 못하고 마지막 종으로 멸종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로운 조지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자연보호 활동의 세계적인 아이콘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찰스 다윈 박물관에서는 갈라파고스 거북이들의 멸종을 막고 보호하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갈라파고스에서는 동물들을 만지는 것과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동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갈라파고스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여행’은 여유로운 행복의 준말

스노클을 마치고 잠시 낮잠을 자러 히든 비치(Hidden Beach)로 왔다. 맹그로브 나무 그늘 아래 수건만 깔아놓으면 내 집인 것 마냥 잠들었다. 그렇게 그늘 아래 누워 낮잠 한숨 자고 일어났다. 어쩌면 갈라파고스에서의 여행은 ‘낮잠’이라는 단어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매번 마음이 느슨해진다. 갈라파고스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져 가니 마땅한 재미랄 것도 없고, 눈길을 끄는 요깃거리들도 없고, 게다가 사람도 별로 없다. 참 심심하다. 그런데 신기한 건, 그 심심함이 외로움을 불러오지 않는다는 것. 좋아하는 사람의 주변을 배회하듯이, 그렇게 매일 마을을 기웃거리며, 여행을 떠나왔다는 사실을 잊어버려서야 비로소 진짜 여행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러니까 여행이란 건 거창한 게 아니라 바로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친구와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보고 삼각김밥에 컵라면을 먹으며 인생고민을 나누던 날. 창밖 풍경에 흠뻑 빠져 종점까지 다녀왔던 날. 실은 그 모든 시간이 지금 여행보다도 더 진하고 생생하고 명랑한, 살아 있는 여행이었다. 진짜 여행은 이미 삶 속에 가득했다. 마음으로 익히면 멀리 떠나지 않아도 모든 일상이 여행이지 않을까. 어쩌면 여행은 여유로운 행복의 준말일지도 모른다.

곽지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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