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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비밀

링컨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가 행복해지려고 결심한 만큼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했고 프랑스의 사상가 라로슈푸코는 행복이란 물건이 아닌 취향 안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지구연구소가 국제연합 UN의 의뢰를 받아 갤럽의 세계 여론조사와 UN 인권지수 자료 등을 토대로 한 ‘2013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56개 국가 중 2012년에 이어 덴마크가 10점 만점 중 7.693점으로 연속 1위를 차지했고, 노르웨이, 스위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권 국가들이 차례로 상위 5개국 자리를 독점했다. 일 년 중 절반 이상이 비가 오고 겨울에는 하루에 겨우 4시간 정도만 온전한 햇빛을 볼 수 있는 이 나라가 세계에서 국민들이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혔다니 행복이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링컨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물론 행복지수가 1위라고 해서 모든 분야에서 행복하다고 섣불리 이야기 할 수는, 국민 전체가 행복한 나라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다. 우울증 환자가 많아 우울증 약의 판매가 높은 나라 중 하나라는 꽤나 아이러니한 타이틀 또한 덴마크가 갖고 있는 또 다른 얼굴 중 하나이다.

코펜하겐에서 세 달의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그곳의 친구들에게 그들 스스로 정말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의 국민으로 살고 있는지, 이 행복 보고서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물었다. 그리고 의외로 그들 중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는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연초에 작성되는 그 보고서가 겨울을 벗어나며 봄을 향한 기다림과 새해에 대한 희망찬 기대를 바탕으로 작성되어 긍정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농담 섞인 너스레를 떨며 겸손하게 모두가 행복한 나라는 아니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 한다. 반면에 사회의 안정감이라던 지 든든한 복지 정책, 그리고 공공질서가 잘 실현되고 있는 점들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평균 40%의 세금을 내고, 소득이 많은 사람들은 그 소득의 반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정책에도 불구하고 불평은 하지 않는다. 그만큼의 혜택이 자신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덴마크에서는 대학까지의 교육비와 의료비가 들지 않는다. 대학에서는 생활비까지 지원받는다. 일을 그만두고 난 후 실업급여가 2년까지 보장되고 재취업을 위한 평생교육원이 언제든지 열려있다. 그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의 기준은 높은 임금이 아닌 직업에서의 만족감과 성취감이다. 또한 주당 37시간의 근무시간(야근을 포함해 최대 48시간)을 준수하고 있고, 이 직장생활 만큼이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여가생활에 대해서도 큰 만족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 덴마크인들이 정의 내린 행복은 안정된 사회 안에서 느끼는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감에서 오는 행복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들만의 행복의 비밀은 과연 뭘까?

한국인의 정서가 ‘정()’ 혹은 ‘한()’이라고 이야기 한다면, 덴마크인들이 그들 자신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바로 ‘Hygge’이다. 뜨거운 감자를 입에 물고 말하는 것에 비유하는 어려운 덴마크어 발음을 한국어로 굳이 옮기자면 ‘후-거’라고 소리 낸다.

이 단어는 스웨덴의 커피문화 피카 만큼이나 번역하기 어려운 단어이다. 영어의 coziness와 같은 의미인지 그 정확한 의미에 대해 물으니, 보통 cozy는 편안한 옷이나 침대와 같은 우리 주위에 있는 물질적인 것들에서 오는 편안함을 이야기 하지만, 덴마크인들에게 hygge는 coziness의 범주를 포함해 인간관계에서 형성되는 편안함을 통틀어 사람을 사귀고, 친밀함을 만드는 과정까지 넘나드는 주위의 사물과 사람들의 조화 속에서 마음과 몸이 편안한 모든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단어 또한 여러 형태로 존재 하는데, 길을 걷다 마주친 오랜 친구와의 조우처럼 hyggelig 하고, 함께 있어 유쾌한 사람은 hyggelig fyr등 동사, 형용사, 명사로 쓰여, 편안한 hyggelig 시간을 갖는 것은 덴마크인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이다.

Hygge는 우리가 현재라는 시간 속에서 그 순간을 최대한 단순하고 간결하게 보내는 것에서 그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어떤 이에게는 집에 돌아가 가족을 위해 정성껏 준비하는 저녁식사 시간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게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음이 가득한 카페에서 책 한권에 집중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진 반복된 일상에 작은 의미를 부여하고 마치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순간 모두가 Hygge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 안락함에는 공간 또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는 덴마크가 실내 디자인이나 조명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단순함과 기능이 중요시 되는 덴마크 디자인은 바로 이 Hygge 에서그 뿌리를 갖는 것이다. 일상이 특별한 순간으로 탈바꿈하는 순간, Hygge는 라이프스타일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우아하거나 지나치게 고급스럽기 보다는 멋 부리지 않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여야 한다. 너무나 주관적이고 발음하기도 어려운 Hygge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에 무척이나 적용하기 쉬운 문화이다. 덴마크인들에게 Hygge가 의미를 갖는 이유 또한 일상에서 오롯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상태를 추구하는 인간의 본능을 굳이 단어로 정의하고 이를 삶의 방식으로 적용시킨 데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코펜하겐에서 지내는 시간동안 흥미로웠던 점은 초를 밝히는 그들의 습관이었다. 조금씩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하나 둘 초를 꺼내어 집안 구석구석 촛불을 켠다. 이유를 물으니 Hygge하기 때문이란다. 촛불이 움직이고 조금씩 소리를 내며 타들어 가는 모습을 바라보니 꼭 명상하는 듯한 기분이다. 그리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늘 사랑하는 가족 혹은 친구, 연인과 함께 덴마크인들 처럼 촛불을 밝히고 저녁을 먹는 건 어떨까? 우아하지 않아도 잘 차리지 않았어도, 혼자여도 괜찮다.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한 순간. 그걸로 충분하니까.

 

정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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