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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들의 음식 ‘빈대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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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껍질을 벗기면 나타나는 녹두의 노오란 빛깔은 마치 갓 태어난 병아리의 색과 같이 아름답다. 거피한 녹두를 물에 불려 맷돌에 갈아 만든 빈대떡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까지도 멈추게 하는 음식이다. 옛날 장이 서는 날이면 시장 한쪽에 커다란 드럼통을 잘라 장작을 피우고 솥뚜껑을 뒤집어 얹고 하얀 돼지기름으로 길들일 때면 ‘찌지직’ 소리와 함께 퍼지는 기름 냄새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돌려세우기에 충분했으며, 뒤따라 들려오는 ‘촥’ 하며 반죽을 떠 놓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홀리듯 빈대떡 장수 앞에 가 앉는다.

한 손으로는 빈대떡을 부치고 한 손으로는 맷돌을 돌리는 빈대떡 장수는 어린 나이의 나에게는 마치 요술사처럼 보였다. 노란 녹두반죽에 송송 썬 김치와 도톰하게 썬 돼지고기, 고사리, 숙주나물 등을 올려 두툼하게 지진 녹두빈대떡은 보고만 있어도 절로 침이 고였다. 노릇노릇하게 지진 빈대떡을 한입 베어 물면 바삭한 소리와 함께 입 안 가득 퍼지는 돼지기름의 고소한 맛과 녹두의 부드러움은 지금도 잊을 수 없어 비오는 날이면 가끔 종로 광장시장의 빈대떡집을 찾게 된다. 빈대떡이 문헌상에 처음 나타난 것은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1670년경)에서이다. 여기에는 빈쟈법이라 쓰여 있는데 “녹두를 뉘 없이 거피(去皮)하여 되직하게 갈아서 번철에 기름을 부어 끓으면 조금씩 떠 놓으며 거피한 팥을 꿀로 발라서 소로 넣고 또 그 위에 녹두 간 것을 덮어 빛이 유자빛 같이 되게 지져야 한다”고 하여 지금과는 달리 팥을 소로 넣은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평안도의 빈자떡은 그곳의 명물음식 중 하나로 그 시절 서울의 빈자떡에 비하면 그 크기가 3배나 되고 두께도 2배가 되었다고 한다. 빈대떡은 본래 제사상이나 교자상에 기름에 지진 고기를 고배(高排)로 괼 때 받침용으로 사용된 음식이었다. 그러나 고기에서 배어나온 맛있는 기름이 스민 그 맛이 독특하여 차츰 하나의 음식으로 독립하게 되었으며, 차츰 가난한 사람이 먹음직한 양의 음식이 되었으니 이것을 ‘빈자떡’이라 하였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서민들의 음식인 빈자떡이라 불리던 빈대떡은 어느새 김치, 불고기와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음식이 되었으며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 

빈대떡은 이름과는 달리 떡이 아닌 기름에 지져 먹는 전()의 일종으로 빈대떡이라 불리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는 명물기략(名物紀略)(1870년경)에 “중국의 밀가루떡인 알병(餲餠)의 알()자가 빈대를 가리키는 갈(;전갈 갈)자로 잘못 알려져 빈대떡이 되었다” 고 소개하고 있다. 두 번째는 타원형의 갸름한 부침개를 떼어먹기 좋게 드문드문 저며 놓은 꼴이 마치 빈대 같다 하여 ‘갈자(蝎子)’라 불렀는데, 제민요해(齊民要解)에 당()나라에서 건너간 식품 가운데 이 ‘갈자’를 그린 것을 보았는데 꼭 빈대처럼 생겼다고 하였다. 세 번째로는 정동의 옛 이름이 빈대가 많다고 하여 ‘빈대골’이라 하였는데, 이곳에는 부침개 장수가 많아서 그 이름이 빈대떡이 된 것이라는 설도 있다.

 

RECIPE 

재료   녹두 3컵, 찹쌀가루(젖은 것) 2큰술, 돼지고기 150g, 숙주 150g, 배추김치 150g, 고사리 150g, 파 50g, 다홍고추 2개, 소금 1큰술

양념1  진간장 1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½큰술,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양념2   진간장 4큰술, 물 1큰술, 식초 1큰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2작은술, 깨소금 2작은술, 고춧가루 2작은술

 

1 녹두 타갠 것을 물에 충분히 불려서 잘 비벼 껍질을 깨끗하게 벗겨 건져서 맷돌이나 블렌더에 물을 붓고 걸쭉하게 간다.

2 돼지고기는 잘게 썰거나 다져서 (양념1)의 양념을 넣어 고루 무친다.

3 숙주는 끓는 물에 데치고, 삶은 고사리는 억센 줄기를 다듬어 짧게 썬다.

4 파와 다홍고추는 어슷하게 채썰고, 배추김치는 속을 털어 잘게 썰어 물기를 짠다.

5 간 녹두에 돼지고기, 배추김치, 숙주, 고사리를 섞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맞춘다.

6 번철을 달구어서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반죽을 국자로 떠서 동그랗게 떠 놓고, 파와 다홍고추를 두세 개씩 얹어서 지진다. 노릇해지면 뒤집어서 노릇하게 지진다.

7 (양념2)의 재료로 양념 간장(진간장)을 만들어 뜨거울 때 함께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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