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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차를 물리친 가난을 상징하는 음료 ‘누룽지’와 ‘숭늉’

지금처럼 가스레인지나 오븐, 인덕션이 없던 시절 즉 산에서 나무를 해서 장작으로 불을 피워 밥을 해 먹던 시절에는 밥 한 공기에 김치 한두가지, 간장 종지가 전부인 소박한 밥상이었지만 마지막에는 항상 구수한 숭늉이 있어 행복했다. 밥을 거의 먹어 갈 때 쯤 어머니가 주시는 누룽지 한 그릇은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에 섞인 구수한 냄새가 코는 물론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푸근하게 만드는 맛이었다. 지금은 전기밥솥에 밥을 하거나 그것도 귀찮아서 인스턴트 밥을 사 먹기에 옛날처럼 구수한 누룽지를 맛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일부 식당에서는 일부러 커다란 가마솥을 가게 앞에 걸어 놓고 구수한 누룽지 냄새로 손님들을 유인하기도 한다. 옛날 어머니들은 밥을 지을 때 일정 분량의 물과 쌀을 가마솥에 넣고 끓이다가 여분의 물이 없어질 때까지 뜸을 충분히 들여 누룽지를 만드셨다. 또 누룽지를 긁어모아 양푼에 넘치도록 담은 다음 밥솥 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에 다시 물을 붓고 푹 끓여서 숭늉도 만드셨다.

이와 같은 누룽지와 숭늉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 고유의 독특한 맛의 음식이며 음료이다. 특히 무쇠솥에 장작불을 지펴 만든 누룽지는 바삭한 씹힘성과 고소한 감칠맛을 내는 저칼로리 영양식이며,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고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아 지금의 과자와 같은 역할을 했다. 허준(許浚)의 「동의보감(東醫寶鑑)」 (1613년)에는 「취건반(炊乾飯)」 이라 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음식이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못하거나 넘어가도 위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이내 토하는 병증으로 오랫동안 음식을 먹지 못하는 병은 누룽지로 치료한다.

여러 해가 된 누룽지를 강물에 달여서 아무 때나 마신다”고 하여 누룽지가 약으로도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누룽지는 군것질에 굶주린 어린아이들의 간식이었으며, 과거를 치르기 위해 상경하거나 장삿길을 떠날 때, 먼 길을 갈 때 함께하는 휴대식이었다. 이러한 누룽지를 강밥 또는 깡밥이라고도 하는데 단단히 만들어 놓은 밥이란 뜻인 강반(强飯)에서 비롯된 말이다.

오늘날 같은 밥짓기의 시작은 청동기가 유입되면서 시작되었고, 철기시대부터 무쇠솥이 사용되면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밥을 짓고 난 솥바닥에 밥알이 눌어붙은 것이 ‘누룽지’고 누룽지에 물을 붓고 끓인 것이 숭늉으로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자연수(自然水)가 좋아 조선시대부터는 차(茶)보다 숭늉이 보편화되었다. 바늘 가는 데 실이 따라가듯이 누룽지에는 숭늉이 따르는데, 조선시대 광해군 때 시인 박인로의 「숭늉」 시조에 “서홉밥 닷홉죽에 연기도 하도 할사 설 데인 숭늉에 빈 배 속일 뿐이로다.

생애 이러하다 장부 뜻을 옮길런가”라 하여 숭늉은 가난을 상징하는 음료이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도 누룽지의 구수한 맛의 매력은 잊혀지지 않는가 보다. 전기밥솥 기능에도 누룽지를 만드는 기능이 더해지고 있으며, 누룽지 과자가 상품으로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아침을 거르는 일이 많은데 누룽지를 끓여 숭늉과 함께 마시는 누룽지는 속이 든든하고 편하다. 이렇듯 가난을 상징했던 누룽지는 이제는 현대인의 웰빙식품, 다이어트 식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RECIPE

재료 밥 1공기(200g), 물5컵

1. 팬에 물 2큰술을 넣고 밥을 올려 얇게 편다.

2. 약한 불로 밥이 딱딱해지고 노릇해질 때까지 앞뒤로 굽는다.

3. 알맞게 눌린 누룽지를 불을 켜서 1분간 눌려준 후 물 3컵을 붓고 10분 정도 끓인다.

4. 누룽지가 끓어서 거품이 나면 수저로 걷어낸다.

5. 누룽지가 풀어질 정도로 끓으면 물 2컵을 부어서 다시 한번 끓인다.

6. 누룽지가 다 끓여지면 물은 숭늉으로 담아낸다.

7. 물기가 적당히 있도록 그릇에 담아 단무지와 함께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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