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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경북 한옥 여행 '청도 선암서원'

선암서원(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 79호)은 삼족당 김대유와 소요당 박하담의 위패를 배향하기 위해 건립된 서원이다. 원래는 매전면 동산동 운수정에 있던 것을 선조 2년(1577)에 군수 황응규가 지금의 자리로 옮겨 선암서원이라 개칭했다. 황응규는 청백리로 유명한 황희정승의 손자. 1868년 서원철폐령에 의해 훼철된 선암서원은 고종 15년(1878)에 소요당 박하담의 후손들에 의해 중건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살림집과 강학공간이 어우러진 구조

선암서원은 여느 서원과는 그 구조에서 조금 차이를 보인다. 일반 서원이 강학공간과 배향공간을 기본으로 하는 것과 달리 선암서원은 살림공간에 강학공간이 더해진 행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향공간이 남아있지 않으니 사당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 사당뿐만 아니라 유생들이 기거했던 동재와 서재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선암서원의 살림공감은 ‘ㅁ’자형의 전형적인 주택구조를 취하고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좌측으로 안채가 그리고 우측으로 사랑채가 위치해 있다. 안채와 사랑채 사이에는 헛담이라 부르는 흙담이 놓여있다. 대문과 마주한 건물은 행랑채. 행랑채는 강학공간인 소요당과 살림집을 잇는 중문을 기준으로 양쪽의 구조가 조금 다르다. 좌측은 대청 1칸과 방 1칸 그리고 곳간으로, 우측은 대청 1칸에 방 2칸으로 이뤄져 있다. 특이한 것은 좌측 행랑채는 대청이 살림집 방향으로 열려있는 반면 우측 행랑채는 대청과 툇마루 모두 소요당 쪽으로 들고날 수 있도록 설계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마치 일반 서원의 기숙공간이 강학당을 바라고 있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선암서원은 앞서도 얘기했지만 유생들이 기거할 동재나 서재가 마련돼 있지 않다. 그래서 행랑채의 일부가 그 역할을 대신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와 같은 구조가 이를 뒷받침하는 좋은 예다. 일부에서는 사랑채인 득월정도 기숙사로 사용한 공간일 것이라고 추측하는데, 사랑채와 안채 사이에 놓인 흙담의 위치가 사랑채 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고, 대청과 2칸 방으로 이뤄진 구조가 우측 행랑채와 많이 닮아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사랑채를 소요당 쪽으로 돌려 세우면 그 모습이 우측 행랑채와 무척이나 흡사하다. 서원 배치가 완성되지 않은 초기 서원의 경우 간혹 자유로운 공간배치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 서원 중 가장 아름다운 천장을 간직한 곳

중문을 통해 강학공간으로 들어서면 수령 100년이 넘은 두 그루의 배롱나무를 마주하고 있는 소요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정면 5칸 측면 2칸의 소요당 정면에는 선암서당, 그리고 후면에는 소요당이라 쓴 현판이 걸려있다. 선암서당이라 한 것은 서원철폐 후 중건하는 과정에서 고쳐 단 것이라 한다. 선암서원은 훼철 후 10년 만에 밀양 박씨 후손들에 의해 중건되었기에, 그래도 당시의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는 서원 중 하나로 꼽힌다.

소요당의 첫 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단아함보다는 화려함에 가깝다. 특히 다포식으로 짜 올린 연꽃문양의 천장 구조는 그 화려함의 백미라 할만하다. 공포나 천장을 다포식으로 꾸미는 것은 사찰에서 많이 사용하는 건축기법으로 완주 화엄사의 각황전과 경주 불국사의 대웅전이 이같은 방식으로 공포를 꾸민 대표적 사찰이다. 그러고 보니 소요당의 겉모습에서 언뜻언뜻 사찰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선암서원은 오래 전 선암사가 있던 자리에 세워졌다고 한다. 때문인지 선암서원 소요당 천장은 사찰의 그것처럼 무척이나 아름답다. 서원은 일반적으로 배향하는 인물의 연고지에 들어서지만 선암서원 처럼 퇴락한 절이나 이미 헐린 절터에 들어서는 경우도 흔히 있는 일이었는데, 절터에 서원을 세우는 이유는 절터는 명당이라는 인식과 함께 절터에 남아있는 석재와 목재 등 다양한 건축자재를 쉽게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도 통일신라시대 사찰인 숙수사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경우다.

소요당 뒤편에는 배자예부운략판목(보물 제 917호)과 해동속소학판목(경북 유형문화재 제208호), 14의사록판목(경북문화재자료 제 108호) 등을 보관했던 장판각이 자리해 있다. 장판각의 유물들은 현재 보관상의 이유로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 보관 중이다.

 

 

난포고택 여행수첩

주소 : 경상북도 청도군 금천면 신지리 335
전화 : 070-4150-8445, 010-5345-8445 
홈페이지 : www.sunam.co.kr

선암서원의 관리는 박향숙 관장이 맡고 있다. 박 관장은 밀양 박씨 문중 사람으로 선암서원에서 고택체험이 진행된 지난 1년 동안 선암서원에 머물며 살림을 챙기고 있다. 선암서원에서 숙박이 가능한 공간은 안채, 사랑채, 행랑채 등이다. 각각의 방은 대청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숙박비용은 안채 8만원, 사랑채 15만원, 행랑채 각각 10만원, 5만원이다. 화장실과 세면시설은 서원 밖 공동시설을 이용해야 하며, 취사는 불가능하다. 대신 식사를 원할 경우 1인당 1만원의 비용을 추가하면 유기농으로 재배한 재료로 차려내는 정갈한 식사를 제공 받을 수 있다. 선암서원에서는 숙박 외에도 다도, 다식, 천연염색, 한지공예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유료로 진행되는 이들 프로그램은 최소 5인 이상의 인원에서만 가능하며 사전 예약은 필수다.

 

찾아가는길

新대구부산고속도로 청도IC에서 밀양·청도 방향으로 25번 국도를 따라 20km 정도를 진행하면, 동곡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우회전하면 금천면사무소가 나오고 금천면 사무소를 지나 금천사거리에서 다시 우회전 하면 도로변에 선암서원을 알리는 이정표가 나온다.

 

른 잠자리

온천과 숙박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용암웰빙스파(054-371-5500)와 운문사 인근에 위치한 운문산자연휴양림(054-371-1323)이 추천할만하다. 이외에 운문면 일대에 후레쉬 모텔(054-371-0700), 산수장여관(054-373-4335), 청운장여관(054-371-9700), 화양읍 일대에 비바모텔(054-371-5666), 스위스산장(054-373-3114) 등이 있다.

 

맛있는 집

청도역 인근에는 추어탕 골목이 형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의성식당(054-371-2349)은 47년째 추어탕 하나만을 메뉴로 내는 원조식당이다. 미꾸라지와 민물잡어를 섞어 끓여내는 추어탕은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운문사 인근에서는 울산아지매집(산채비빔밥, 054-373-0568), 하얀집(산채비빔밥, 054-372-5599), 삼보식당(산채비빔밥, 054-372-8835) 등이 맛있다.

 

여행코스

① 신지리 고택촌

난포고택에서 숙박이 가능한 공간은 사랑채 큰방, 안채 작은방, 행랑채, 대문채 등이다. 대부분 2~3인이 사용하기에 적당한 1칸 규모지만 사랑채 큰방은 2칸으로 이뤄져 4인 가족이 사용하기에도 넉넉하다. 최근에 복원한 사랑채를 제외한 모든 방은 군불을 때는 재래식 온돌방이며, 고택체험 비용은 6만원에서 11만원이다. 난포고택에서는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별도의 주방이 마련돼 있어 개별 취사는 가능하다. 고택체험이 가능한 공간 중 안채 작은방은 난포고택의 산실로 이용되던 곳. 기가 좋은 곳이니만큼 신혼부부에게는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② 삼족대

청도군 매전면 금곡리 901에 위치. 정면 3칸, 측면 2칸인 이 정자는 조선 중종 14년(1519)에 삼족당 김대유(1479~1552)가 후진 교육을 위해 건립한 것으로 그의 호를 따라 삼족대라 불린다. 김대유는 정암 조광조의 문인으로 중종 2년 정시에 장원급제한 이후 정언, 철원 현감 등을 지낸 인물이다.

③ 동산리 처진 소나무

청도군 매전면 동산리 151-6에 위치. 이 나무는 나무의 가지가 수양버들처럼 처졌다고 해 유송이라 부르기도 한다. 나무의 형태가 이러한 것은 주변의 나무에 의해 가지가 눌려 그리된 것이라 하는데 확실치는 않다. 옛날 어느 정승이 이 나 무 앞을 지날 때 나무가 갑자기 큰절을 하듯 밑으로 처진 뒤 다시 일어서지 않았다는 재마난 일화도 전한다.

④ 운문사

호거산 자락에 위치한 운문사는 신라 진흥왕 21년(560)에 창건한 사찰로 일연선사가 5년 동안 주지로 머물면서 삼국유사 집필을 시작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경내에는 7점의 국가지정보물과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처진 소나무가 있다.

정철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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