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라이프 관광/레저
이야기가 있는 경북 한옥 여행 "군위 상매댁(남천고택)"

상매댁(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357호)은 조선 현종 2년(1839)에 홍우태가 살림집으로 지은 집이다. 홍우태는 부림 홍씨의 시조 홍란의 19대손. 홍우태는 집을 지으면서 자손의 번창을 위해 뒤뜰에 두 그루의 잣나무를 심고 사랑채에 쌍백당이라 쓴 현판을 달았다. 상매댁은 당시 의흥현에서 최고 가옥으로 전하며 ‘남천고택’이라고도 불렸다.

행주형 지형 그 중앙에 자리한 상매댁

상매댁이 자리한 대율리는 대야(大夜)라 불리던 곳이다. 한낮에도 볕이 잘 들지 않는 심심산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밤이라는 마을이름도 여기에서 나왔다. 한밤마을이 대율(大栗)이라 불리기 시작한 건 일제강점기 때 등기부를 만들면서부터라고 한다.

팔공산 기슭에 기대어 있는 대율리는 이처럼 산세가 험한 곳이다. 볕이 잘 들지 않다보니 마을 돌담의 한 면은 늘 푸른 이끼로 가득하다. 집들도 팔공산이 버티고 선 남쪽을 버리고 북쪽을 향해 앉았다. 남천고택 역시 볕 좋은 남쪽을 버리고 북쪽을 향해 집터를 잡았다.

상매댁은 부림 홍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부계면 대율리의 정중앙에 자리해 있다. 이곳은 남쪽의 팔공산을 포함한 네 개 봉우리가 마을을 감싸고 있어 ‘네봉지’라고 불리는 자리다. 상매댁 안채 대청에서는 이들 네 개 봉우리가 모두 바라다 보인다.

상매댁이 마을 정중앙에 자리한 이유는 비단 9대에 걸쳐 5000석 살림을 살았던 가세에 의한 것만은 아닌 듯싶다. 상매댁이 있는 대율리는 그 지형이 풍수적으로 행주형(行舟形)에 속한다. 지형이 항해하는 배의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팔공산에서 흘러내린 남천이 두 길로 마을을 에둘러 흐르다 마을 입구에서 다시 합류하는 형세이고 보니 위에서 보면 영락없이 망망대해에 떠있는 배의 모습이다. 풍수에서 행주형 지형은 길지임에 틀림없지만 여기에는 키, 돛대, 닻 등을 구비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다시 말해, 마을에 키나 돛대 그리고 닻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는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을 입구에 있는 솟대와 돌탑들도 이런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세워놓은 것들이다. 하지만 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돛을 달 수 있는 돛대. 우리네 전통 배에서 돛대는 대부분 배의 가운데 위치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남천고택이 마을 정중앙에 위치한 이유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실용성을 강조한 주택구조

상매댁은 대율리에 남아있는 20여 채의 고택 중 그 규모가 가장 크다. 하지만 광복 이후 중문과 곳간채 등이 헐리면서 지금처럼 앞이 트인 ‘ㄷ’자형이 되었다. 현재 상매댁에는 사당과 쌍백당인 사랑채 그리고 안채, 문간채만이 남아 있다.

상매댁의 안채는 무척이나 실용적인 구조로 이뤄져있다. 우선 대청 위로 안방과 건넛방을 잇는 다락이 있다. 제사음식 등을 보관하던 곳이다 보니 전면과 후면으로 작은 창을 내 환기가 잘 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여름에는 더없이 좋은 피서지로 사용되던 곳이다. 우측 부엌과 맞닿아 있는 작은 다락도 인상적이다. 1칸 규모의 작은 다락이지만 요즘의 베란다처럼 난간을 설치해 놓았으며, 사람의 키 높이에 맞춰 물건을 올리고 내리기도 수월한 구조로 되어 있다. 이처럼 상매댁의 설계는 철저하리만큼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요즘으로 치며 수납공간과 이동 동선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기능성 주택이라 할 만하다.

안채가 실용성을 강조한 공간이라면 사랑채는 전형적인 상류주택의 멋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대청과 방이 나란히 위치한 정면 3칸의 ‘ㅡ’자형 사랑채는 안채 앞 좌측으로 조금 비껴선 위치에 자리해 있다.

 

호랑이가 내려와 놀다 간 곳

안채 뒤에는 제법 넓은 뒷마당이 마련돼 있다. 뒷마당 우측에 사당이 위치하고, 그 옆으로 늠름한 모습의 잣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지난 태풍에 가지 몇 개가 부러지긴 했어도 그 자태는 여전히 당당하다. 쌍백당이라 불리는 상매댁과 역사를 같이하는 그 잣나무다.

새파란 잔디가 깔린 뒷마당에는 최근 지은 원두막도 두 개가 마련돼 있다. 고택체험을 위해 찾는 사람을 위한 공간이다. 한데 돌담과 화단 사이에 놓여있는 큼직한 돌덩어리 하나가 유독 눈길을 끈다. 의자처럼 윗면이 평평한 것도 그렇고 주변의 돌들보다 이끼가 짙게 낀 것도 예사롭지 않다. 이곳은 오래전 팔공산에서 내려온 호랑이가 앉았던 자리로, 상매댁에서는 대대로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하는 신성한 장소로 대접받는 곳이다. 새마을 운동 당시, 마을길을 넓히기 위해 집집마다 돌담을 뒤로 물릴 때도 이곳만은 그대로 남겨 두었다고 한다.

상매댁을 지키고 있는 홍석규 씨는 부림 홍씨 29대손이다. 6남매 중 막내인 홍석규 씨는 15년 전부터 노모를 모시며 이곳 상매댁을 지켰다. 서울의 직장도 출퇴근이 가능한 대구로 옮겼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집안 관리에 더욱 정성을 들였는데, 일반에 집을 공개해 고택체험공간으로 활용한 것도, 분기별로 작은 음악회를 개최하는 것도 모두 홍씨의 이런 노력의 결과다.

현재 홍석규 씨는 한밤마을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상매댁 뿐 아니라 부림 홍씨의 1000년 역사를 간직한 한밤마을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남천고택 안채 대청

찾아가는길

중앙고속도로 군위IC에서 5번 국도를 이용해 효령면까지 진행한다. 효령면에서 919번 지방도로를 타고 다시 부계면까지 진행한 뒤, 부계삼거리에서 제2석굴암(삼존석불)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한다. 우회전 후 79번 지방도를 따라 5km 정도 진행하면 제2석굴암(삼존석불)에 못 미쳐 대율리 전통마을이 나온다.

 

다른 잠자리

한밤마을 입구에 최근 백송스파비스관광호텔(054-382-1400)이 문을 열었다. 백송스파비스관광호텔의 객실은 양실, 한실, 단체실로 이뤄져 있으며, 온천시설과 함께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온 가족이 함께하기에 좋다. 숲속에서의 하룻밤을 원한다면 고로면 장곡리에 위치한 장곡자연휴양림(054-382-9925, www.janggok.co.kr)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다.

 

맛있는 집

군위삼존석굴이 위치한 남산리 일대에 식당이 밀집해 있어 다양한 메뉴의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주홍산장(054-382-8050)은 청둥오리숯불고기와 청둥오리찜, 청둥오리탕 등 다양한 청둥오리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각각의 식사공간이 독채로 이뤄져 있어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원두막식당(054-383-8227)은 야들야들한 꿩샤브샤브가 일품이며, 산너머남촌(054-383-5445)은 직접 키운 토종닭을 이용해 만든 촌닭백숙을 낸다.

 

여행코스

1 아미타여래 삼존석굴

미타삼존을 모시고 있는 군위삼존석굴은 경주의 석굴암보다 100년 먼저 조성된 천연석굴로 1962년 12월 20일 경주 석굴암과 함께 국보로 지정되었다. 군위삼존석굴은 국보 제109호다.

2 법주사

법주사는 신라 소지왕 15년(493)에 창건된 사찰이다. 경내에는 법주사5층석탑(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27호)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맷돌인 군위 법주사 왕맷돌(경상북도민속자료 제112호)이 있다.

정철훈 기자  @

<저작권자 © 전국아파트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