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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도 아닌 물도 아닌 우포늪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늪이다. 원시적인 얕은 늪이 잘 간직된 우포늪은 그 면적이 약 70여만평에 이른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한 이 천연 늪에는 희귀 동·식물들의 천국이나 다름없다.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와 이방면 안리,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에 걸쳐 형성된 광활한 늪지에는 온갖 풀, 나무, 곤충, 물고기, 새 그리고 인간을 품에 안은 자애로운 ‘생태계 박물관’ 바로 그것이다. 늪에 반쯤 밑동을 담그고 있는 왕버들의 모습은 마치 영화에서나 본 듯한 원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포늪의 역사 

우포늪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현재 우포늪의 생성 시기는 1억4천만 년 전, 빙하가 녹으며 생성되었다고 한다. 빙하가 녹으면서 우포늪에서 약 7㎞ 가량 떨어진 낙동강에 자연재방이 형성되고, 화왕산에서 발원한 토평천의 토사량이 낙동강보다 적다보니 우포 늪은 지형이 낮게 형성되었다 토평천은 창녕읍을 지나 우포늪으로 흘러들었다가 다시 낙동강으로 빠져나간다. 이에 홍수가 나면 낙동강물이 우포로 역류하고 배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이 일대는 항상 물이 고이는 늪이 되었다. 

원래 우포지역은 소벌, 나무벌, 모래벌로 불렸다.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지명들이 개정되면서 우포, 목포, 사지포로 명기된 것이다. 우포늪은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큰 변화를 맞는다. 지금의 우포늪 동쪽에 있는 대제방을 축조하여 들판을 개간하면서 우포늪은 1/3가량 줄어들게 되었다. 

광복이후, 우포늪은 또다시 큰 변화를 겪는다. 산업화와 농경지 확장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낙동강과 토평천에 제방이 만들어지고 우포늪 주변에 있던 크고 작은 늪지들은 농경지로 유지! 1970년대에 들어 개발을 목적으로 매립공사가 진행되다가 중지되었고, 1990년대에는 우포늪 부근에는 생활 쓰레기 매립장이 조성되다가 중단되었다. 이렇게 볼 때, 실제 우포늪의 면적은 현재 면적의 두배 이상이었다고 짐작된다.

1990년대에 들어 우포늪은 이용과 보전이라는 명제를 두고 갈등하기 시작했다. 어로와 대칭이, 고동 등을 채취하여 생활해 온 지역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될까봐 우려했고 환경단체는 보호구역 등을 지정해 보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부에서는 대화와 공청회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을 설득하여, 1997년 7월 26일 환경부는 우포늪을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하였다. 이듬해인 1998년 3월 2일에는 국제협약인 람사협약에 등록하고, 1999년 2월 8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부는 습지보호지역 내에서 농사를 짓던 사유지 20 만평을 매입하고 환경감시원을 두어 차량통제는 물론 불법어로와 환경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다. 현재 우포늪은 창녕군과 지역주민, 민간 환경단체들의 노력으로 750여종의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해마다 종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우포늪 생태관

현재 우포늪에는 수많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식물류로는 수생식물을 포함하여 약 480여종이 조사되었으며 동물류로는 조류(62종), 어류(28종), 수서곤충류(55종), 포유류(12종), 파충류(7종), 양서류(5종), 패류(5종) 등 총 174종이 서식하고 있다. 

경상남도 창녕군에서는 지난 2008년 5월 ‘우포늪생태관’을 개관하여 체계적으로 우포늪을 관리하고 있다. 보존하고 있다. 또한 생태관람 코스도 정비하고 곳곳에 전망대도 설치하여 우포늪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며, 지난 2011년, 약 81만여명의 관람객이 우포늪을 찾았다.

우포늪 생태관은 조류, 어류,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등 각종 습지 야생동물의 기록을 연구하며 대중에게 전시하는 장소로 이용된다. 또한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고,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역할도 한다. 우포늪 생태관의 특징은 생태환경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우포늪의 사계, 살아있는 우포늪, 우포늪의 가족들, 생태환경의 이해 등을 테마로 꾸며진 전시실이 있다. 각 전시실에는 현장감 있는 입체 모형, 영상 등을 볼 수 있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 또한 우포늪 생태관은 청소년들의 교육 공간 및 문화 공간이며, 살아있는 우포늪을 체험하고 습지에서 살아가는 생태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자연학습의 현장이다. 

최근 우포늪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나 신흥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우포늪은 생태적인 중요성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경관에서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를 우포팔경이라 부르는데 우포늪이 가장 활기를 띄는 여름철에 특히 볼거리가 많다. 

 

일경은 장재마을 앞 물속에서 자라고 있는 왕버들 군락과 늪에 비친 버들가지의 휘늘어진 그림자는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이경은 한여름 밤을 밝혀주는 반딧불들의 신묘한 야간비행이다. 고요한 밤하늘에 떠다니는 수많은 반딧불을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우주공간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삼경은 물풀이 온 늪지를 가득 메우는 한여름의 우포경관이다. 멀리서 보면 마치 초록색 융단을 깔아 놓은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물인지 뭍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의 장관이다.

사경은 국내 식물 중 잎이 가장 크며 우포를 더욱 신비롭게 하는 가시연꽃이다. 가시연꽃은 대략 8월경에 피는데 커다란 연잎 중앙에 꽃대가 나와 자주색 꽃을 피우는데 군락을 이루면 신비감을더 해준다.

오경은 늪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일몰 무렵, 지는 해를 향해 날아오르는 기러기들의 비상이 갈대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육경은 겨울에 찾아드는 백조들의 비무이다. 우포늪은 1962년 고니 도래지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많은 고니들이 매년 찾아온다.

칠경은 수초를 헤집고 다니는 장대나룻배의 모습이다. 중국 계림(桂林)의 이강나루터 모습이 이보다 서정적일까 할 정도로 운치가 있다.

마지막 팔경 우포늪 속에 가득 내려앉은 한여름 밤의 별자리다. 특히 물위를 비행하는 반딧불과 어우러지면 마치 천외천의 세계에 온 듯하다.

 

이렇듯 우포팔경은 화려하진 않지만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쫒기는 현대인들에게 우포늪은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해 준다. 또한 우포늪은 우리들에게 생명의 고귀함을 일깨워줄 뿐만 아니라, 내일을 위한 에너지를 재충전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은 자연 상태로 두었을 때 가장 빛을 발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해주는 곳이 바로 우포늪이다.

늪은 육지로 이행하는 생태적 천이의 중간단계라고 한다. 때문에 각종 생명체들의 전환을 비롯하여 새로운 종(種)의 탄생에 있어서도 고도의 다양성을 지닌다. 늪은 지구상에서 가장 생명부양력이 높은 생태계로서 생물학적, 수리학적, 그리고 경제학적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때문에 더 많은 생명체들이 살아 꿈틀거리고, 다양한 새들이 날아올 수 있게 우포늪을 관리하고 지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장창익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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