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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신부 목숨 앗아간 철거 현장, 무경험자가 감리감리 업체 선정 부실 등 철거 매뉴얼 어겨
KBS NEWS 제공

지난 4일 붕괴 사고가 일어난 서울 잠원동 철거 현장 감리자가 철거 업체의 지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군다나 해당 감리자는 4층 이상의 건물을 감리한 경험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9일 “건물 철거 업체 관계자와 감리자 정모(87)씨가 지인 사이로 확인됐다”면서 “공사가 부실하게 이뤄진 정황으로 보고 위법성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감리자 선임도 건물주가 아닌 철거업체가 담당 건축사무소에 추천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철거 작업을 감독해야 할 감리자를 업체가 직접 선임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80대 후반의 고령인 감리자가 직접 현장을 챙기는 경우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정씨가 철거계약서 낼 때 건축사가 상주 감리하겠다고 계약서까지 첨부해서 냈다”며 “감리 보조를 따로 맡겼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만약 이를 허용했다면 건축주도 책임이 있어 감리자, 철거업체 관계자와 함께 고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파악한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현장소장 등 9명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감리 업체 선정이 부실하게 이뤄지는 등 철거 매뉴얼을 어긴 점을 확인했다”면서 “사실관계 파악이 끝난 만큼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한편 사고로 목숨을 잃은 이모(29)씨의 유족은 업무상 과실치사·치상 혐의로 서초구청 담당자 3명과 건축주, 감리인, 철거업체 관계자 등 총 7명에 대한 고소장을 서초경찰서에 제출했다. 

사고는 지난 4일 오후 2시 23분쯤 철거 중이던 건물이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건물 잔해가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3대를 덮쳐 예비신부 이모(29)씨가 4시간가량 갇혀 있다가 숨졌다. 이씨와 결혼을 약속한 황모(31)씨는 중상을 입고 구조돼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고유 기자  kimss78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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