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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하고 싶은 오후, 마장지로 가자 !

경북 포항 마장지로 가기까지

벌써 2019년의 반이 훌쩍 지났다. 반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처음 비장하게 마음먹었던 야심 찬 계획들은 온데간데 없고 생활은 1년 전 오늘과 변한 게 없다. 아마 쳇바퀴 돌듯 돌고 도는 찌든 일상 때문이 아닐까 하고 혼자 변명해본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휴식. 재충전을 위해 마음을 비우는 것이 필요한 때가 온 것이다. 하지만 재충전을 위한 힐링 메뉴에도 고민이 적지 않다. 짐을 꾸려 먼 길을 떠나자니 삼복더위에 몸이 허락 질 않고, 시내 영화관 정도를 찾으려니 충전이 너무 빈약하다. 

문득, 해질 무렵 나무가 우겨진 물가 한 켠에 자리잡은 벤치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답답한 기분도 한결 편안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기 충만한 한여름, 나무와 물이 가져다 주는 왕성한 에너지에 뒤숭숭한 마음을 진정시켜보고 싶어졌다.

인터넷에 수변공원이라는 검색어를 넣으니 근교의 수변공원들이 즐비하게 포스팅된다. 대부분은 한번쯤 가보거나 스쳐 지나간 공원들이다. 하지만 실망도 잠시, 포항 ‘마장지’라는 재미있고 생소한 이름이 눈에 띄였다. 마장지는 조선시대 말을 기른 마장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름만 들어도 구수하고 편안한 연못.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정겨움이 느껴졌다. 

 

흐린 날의 마장지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우창동. 그다지 높지 않은 오래된 아파트 단지 끄트머리를 따라 골짜기를 조금만 들어가자 마장지가 보인다. 마장지는 인적이 드문 저수지였다. 꾀나 먼 거리를 차로 달려 오긴 했지만 평소 집 근처의 수변공원을 거닐 듯 마장지를 거닐었다. 그렇게 터벅터벅 물가를 맴돌자 주변을 에워싼 100년도 넘은 수 십 그루의 소나무와 벚나무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조용하다 못해 고요한 분위기에 흐린 날씨가 합쳐져 마장지는 마치 깊은 산중의 연못에 들어온 것 같다. 여느 저수지나 수변공원과 달리 자연 속으로 한 발자국 더 들어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게다가 때마침 마장지를 가득 채운 연꽃이 눈요기를 시켜줬다. 물가를 가득 메운 연잎 사이로 활짝 핀 연꽃을 보니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계속해서 마장지로 걸어 들어가자 주변의 산책로를 거니는 애완견과 견주들이 심심치 않게 보였다. 물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오리들도 보였다. 벤치에 앉아 소근소근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주변을 뛰노는 아이들, 운동기구에 누워 몸을 푸는 어르신들의 모습까지 그야말로 모든 게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도심속의 휴식처 마장지

마장지는 조선시대에 말을 길렀다고 하는 마장골과 인접해있기 때문이라는데, 재미있는 것은 마장지의 이름이 이것뿐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장골 서북쪽에 위치한 어양과 어양동 덕분인지 ‘어양지’라고 불리기도 하고 ‘창포지’라고 불리기도 한다. 덕분에 타지 사람이 마장지를 찾아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하지만 어렵사리 마장지에 도착하면 분명 보상은 주어진다. 2개의 팔각정자와 곳곳에 설치된 벤치, 저수지 위를 가로지르는 둘레길 덕분에 나들이 장소로는 안성맞춤이다. 덕분에 마장지는 최근 도심지의 휴양처로 각광 받는다고 한다. 

마장지는 결코 화려하지 않은 장소다. 그저 인근 시민들의 소소한 휴식처로 운동기구 몇 개와 정자 2개, 수면 위를 지나는 목재 데크만 놓여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뒤편의 구석진 골짜기에 위치한 마장지를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장소가 주는 특별한 여유 때문일 것이다. 고목 사이에 둘러싸인 작은 저수지를 따라 천천히 길을 거닐다가, 벤치에 앉아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듣고, 정자에 앉아 조용한 저수지를 보며 책을 읽기에 좋은 곳이다. 그러다 문득 갈증이 느껴질 때면 저수지 앞에 있는 교회 카페에 들어가 차가운 커피를 마셔도 좋다.

화려하지 않은 것, 소박함이 주는 정겨움과 편안함. 그것이 마장지가 선사하는 가장 큰 매력이다. 

굳이 마장지가 아니라도 좋다. 생각이 복잡하다면 당장 근처의 수변공원으로 나가 바람을 쐬어보라. 수면으로 반사된 한여름의 싱싱함이 걱정도 짜증도 다 숨겨줄 것이다.

 

마장지 찾아가는 길

마장지는 네비게이션에서 검색이 되지 않음으로 포항 중앙침례교회를 검색하여 찾아가면 쉽게 갈 수 있다.

이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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