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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국가들』조슈아 키팅 지음 / 오수원 옮김 / 예문아카이브 펴냄

“시진핑 주석과 장시간 나눈 의미 있는 대화를 통해서 역사적으로 한국이 실제로 오랫동안 중국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가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회담을 마친 후 말한 내용이다. 깜짝 놀란 트럼프 참모들이 나서서 황급히 이 발언을 수습했다.

현재 세계지도가 표면적으로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깊이 요동치고 있다. 이 책은 지구상에서 국가라고 불리는 나라들의 지정학적 배치가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 상태에 이르게 됐는지, 무슨 까닭으로 변화 없이 유지돼왔는지, 그 흐름 속에서 일부 국가와 민족은 터전을 잡지 못하고 떠도는 지,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의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탐색한다. 

국가와 국경은 누가 결정?

국가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는 정부, 영토, 국민이다. 하지만 국가를 갖췄는데도 주권을 행사 못하는 나라들도 있다. 다른 국가들이 인정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국제적 인정을 받은 나라인데도 그 국민들은 난민이 되어 전세계를 표류한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나라가 버젓이 UN이나 FIFA 회원국으로 등록돼 있기도 하다. 독립된 국가의 존재 여부는 국가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또 국경선도 세계열강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1990년대 초반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 이후 수 십년 동안 전세계 국경이 표시된 세계지도는 러시아에 의한 크림반도 합병이나 동티모르의 독립과 같은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고는 현재의 정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오늘날 신생국가를 건설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소수의 세계열강들이 서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국경선을 유지하는 데에만 일치단결해 힘을 합치고 있다.

 

지도상에 안 보이는 국가들

국가를 형성해 있으면서 지도상에는 보이지 않는 국가들도 있다. 압하지야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분리주의 소수민족 거주지다. 국제사회가 통상적으로 조지아의 영토라고 인식하는 곳이다. 조지아 내 자치공화국으로 지정받았지만 독립을 요구하다 유혈내전으로 자치의 막을 내렸다.

아크웨사스네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대에 걸쳐 있는 원주민 보호구역 성격의 정치체다. 아크웨사스네의 모호크족 공동체는 종족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국가라는 체제에 가두려는 미국과 캐나다 정부에 대항해 독립영토를 확보하고 근근이 생존하고 있다.

소말릴란드는 소말리아 북부의 반(半)자치 지역이다. 공항에서는 소말릴란드 국기가 나부끼고 제복을 입은 세관 직원이 비자를 검사한다. 또 소말릴란드 번호판이 달린 택시가가 달린다. 소말릴란드는 오히려 소말리아보다 더 국가다운 곳인데도 국제사회는 여전히 소말리아의 일부로 여기고 있다.

쿠르드 자치구라 불리는 이라크령 쿠르디스탄은 국민, 영토, 정부를 갖추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금도 독립을 통해 중동 지도를 다시 그리려는 시도가 계속되지만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국가 밖의 국가들

억지로 확립된 세계지도에 갇히기를 거부하는 ‘국가 밖의 국가’도 있다. 로마에 본부를 두고 있는 가톨릭 단체 몰타기사단을 들 수 있다. 몰타기사단은 전 세계 1만3천명의 회원이 속해 있으며 직원과 자원봉사자들만 10만 명이 넘는다. 수도회 및 자선기관의 성격을 띠고 있는 몰타기사단은 국기도 있고 국새도 있다. 하지만 국가는 아니지만 국제법 아래에서 주권을 유지하고 있는 조직이다. 다른 국가들과 실제로 외교관계를 맺고 106곳 UN 회원국의 인정을 받고 있다.

또 국가 밖의 국가로 에스토니아의 전자 시민권 프로그램도 있다. 에스토니아는 2014년 10월 외국인에게 에스토니아 시민과 동일한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민권을 준다고 최초로 발표했다. 

유고슬라비아의 주인 없는 땅에 유토피아 사회를 건설하려는 몽상적 자유지상주의자들의 대담한 기획도 있다. 리버랜드 자유공화국이라는 이름의 자유시장 유토피아 정치 실험체다. 예들리치카는 2015년 4월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사이의 강둑 4.4㎢ 넓이의 영토에 신생국가 설립을 선포했다. 시민권은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고 지금까지 4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신청했다고 한다. 344쪽 1만6천원.

권혁구 출판전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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