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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 아파트서 매매가격 담합 의혹 일어단지에 ‘아파트 가격 저평가에 대한 입주민 협조’ 공고문 게시
대전시 전경 / 대전시청 제공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실거래가보다 2억원 이상 높은 아파트 매매 가격 하한선을 정한 뒤 ‘담합’을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아파트 곳곳에는 최근 ‘우리 아파트 가격 저평가에 대한 입주민 협조’라는 제목의 공고문이 붙었다. 3일 이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이 글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작성해 배포했다.

해당 공고문에는 “둔산지역 최고가를 자랑하던 아파트가 최근 주변 아파트보다 저평가됐다”며 32평형의 경우 4억8000만원, 23평형은 3억4000만원 등 아파트 매매 가격 하한선을 정한 뒤 “그 밑으로 판매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적혀있다. 공고문에 적힌 이 아파트 가격 하한선은 실거래가보다 최대 2억원 이상 높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이 아파트 32평형은 2억2800만∼3억3500만원, 23평형은 1억7200만∼2억1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런 아파트 가격 담합은 시장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입주민만 가입한 인터넷 카페나 단체 대화방, 혹은 간헐적으로 단지 내 엘리베이터 등의 공고문 등을 통해 논의되기도 한다. 좀 더 악의적으로는 낮은 가격의 매물이 아예 거래되지 못하도록 허위매물로까지 신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이런 행위가 기승을 부리자 지난해에는 경찰이 지능범죄수사대 등을 투입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주민들의 담합행위로 인위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올리면 그 피해는 구매자가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달 초 집주인의 가격 담합을 법으로 금지하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집값 담합 등 ‘거래 질서 교란행위 금지’ 관련 규정의 시행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예정돼 아직 본격 시행까지는 시간이 남은 상태다.

이에 대해 해당 아파트 한 입주자대표는 “우리 아파트 가격이 인근에서 가장 높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주변 아파트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며 “주변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이 정도 가격은 받아야 한다는 주민 공감대를 거쳐 공고문을 게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지원 기자  dswldnj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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