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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을 이용한 부동산무대

약 2년 동안 까딱 않던 지역들의 부동산시장이 슬슬 몸 풀기를 하고 있다. 꼭 움켜쥐고 있던 집을 팔겠다는 의사표시가 늘어가고, 금방 매수세가 따라 붙어 흥정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서울 강남 등 거래가 있던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서울지역과 수도권 그리고 지방을 말한다.

강남 잔치가 끝나면 다음으로 불이 붙는 곳은 강북이다. 강북을 거치면 수도권 남부를 거쳐 불씨가 지방으로 내려가는 게 순서다. 

임대사업등록을 한 사람들도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팔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지만, 매물이 수요를 채워줄는지는 의문이다.

 

꽉 막혔던 부동산시장이 움직이는 이유는 뭘까? 첫째는 가을바람이 좋아서다. 가을바람은 이사철을 데리고 온다. 둘째는 매물 잠김 상태가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값은 오르지 않는데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셋째는 유동성이 풍부하다. 

 

벌써 강북은 팔고자 하는 매물이 부족한 상태다. 매물이 부족하면 값은 오른다. 값이 오르는 걸 보고 쫓아가는 게 부동산투자다. 지금은 실수요자만 가는 게 아니라 투자자도 함께 가는 시장이다. 

신규분양시장에서 청약에 당첨되기는 하늘의 별따기이고, 낡은 집 사서 재개발 들어가기는 약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는 셈이기에 그냥 헌집 사서 살거나, 투자하는 게 편하다는 생각으로 바뀐 모양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새집과 헌집과 낡은 집으로 구분이 돼버렸다. 새집은 새로 짓거나 지은 지 5년 이내의 집이고, 지은 지 5년 이후 20년 이내의 집은 헌집(구축)이며, 지은 지 20년 이상이거나 재개발 대기지역은 낡은 집이다. 지금 움직이는 시장은 헌집과 낡은 집, 그리고 토지시장이다.

낡은 집이 모두 재개발 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이게 죽기 전에 이루어질지, 죽은 후에 이루어질지 모르는 일이라 잘못 사거나 재수 없으면 평생 낡은 집에서 살 수밖에 없다. 재개발.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상한제가 내년 4월로 연기 됐다. 4월 이전에 입주자모집절차가 끝나면 당신도 새 집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매도대기자와 매수대기자에게 드리는 말씀이다. 지금처럼 갑자기 시장이 움직이는 건 막간을 이용한 무대로 생각하는 게 옳다. 시장이 오래 머물지 않는다는 뜻이다. 금방 떠날 버스는 빨리 타는 게 좋다. 값이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그 버스를 그냥 보내게 되면 뒤 버스는 2년이나 3년 후에 올 수도 있다.

매수대기자도 마찬가지다. 5억짜리 집이 어느새 5억5천만 원으로 올라 버렸다. 다시 5억으로 값이 떨어지면 살 생각으로 매수를 포기하는 일은 옳지 않다. 머지않아 그 집은 6억으로 오르게 된다. 집을 싸게 사는 시기는 ‘경제 위기 때’인데 그런 때는 10년 이상 주기로 오기 때문에 돈을 쥐고 기다려야 한다.

 

부동산은 ‘극심한 불경기’와 ‘경제위기 때’를 잘 이겨내야 한다. 그때는 부동산값이 반값으로 떨어지지 않던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겪어본 당신이 더 잘 아실 것이다. 왜 갑자기 경제위기를 들먹이는 것일까?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너무 심해 노파심에서 드리는 말씀이나 그럴 확률은 거의 없다.

 

옛날에는 막간을 이용하는 무대가 참 재미있었다. 1막과 2막 사이에 무대장치를 바꾸어야 하므로, 바꾸는 그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해 가수나 코미디언들이 막을 내려놓고 막 밖에서 연기를 펼쳤다. 김희갑. 서영춘. 배삼룡. 구봉서. 백설희. 신카나리아. 박재란 등이 그런 무대에서 이름을 날렸다.

막간을 이용하는 부동산시장에서 재미를 본 사람이 많다. 5년 동안 팔려고 노력했으나 단 한 사람도 오지 않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반가워서 얼른 팔겠지. 그러나 이미 값은 조금 올랐는데 매도인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옛날 가격 그대로 판 것이다.

 

매수인도 마찬가지다. 옛날엔 5억짜리였을지라도 지금 5억5천만 원이 되었으면 그렇게 주고 사야지, 5억을 고집한 채, 매수를 포기한다면 결국 손해는 자신이 보게 되고, 시일을 끌다가 그 집이 6억5천으로 오르게 되면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해 6억에 팔라고 사정하게 된다.

 

지난 7, 8, 9월 석 달 동안 전국 부동산시장은 신규분양시장이 부러워서 울다시피 지냈다. 기존주택시장도 그렇고 토지시장도 그랬었다. 그러나 잠잠했던 강물위에 물고기가 뛰기 시작했다. 당신은 팔 사람인가? 살 사람인가? 막간 가수들이나 코미디언에게 박수가 쏟아지는 이유를 알고 빠르게 움직이자.

얼른 바꿔 타고, 얼른 투자하는 선수들은 절대로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부동산투자자는 ‘섭섭하다’는 말을 자주 해야 한다. ‘조금만 더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섭섭하다’ ‘조금만 더 깎았으면 좋았을 텐데 섭섭하다‘ 그러나 훗날 ‘아! 그때 선택이 옳았구나’ 할 때가 오게 되더라.

 

세상 모든 일은 오늘을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내일은 올지, 안 올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당신에겐 어제 죽은 사람이 그렇게 기다리던 오늘이 있고, 마음껏 노래하고 연기를 펼칠 수 있는 무대가 있다. 

막간무대는 최고의 연기자들이 나온다. 당신도 부동산투자의 최고의 연기자가 될 수 있다.

윤정웅 부동산 칼럼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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