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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인삼 재배 지역, 풍기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주세붕 선생은 늘 백성들의 삶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풍기군수가 된 후 산삼 공납량이 갈수록 늘어나 고충을 겪고 있는 풍기 사람들을 안타깝게 여겼다고 한다. 당시 풍기는 자생삼 주산지로 나라에 산삼을 공물로 바쳐야 했지만 산삼 채취량에 비해 공납량이 갈수록 늘어가는 실정이었다. 주세붕 선생은 더 많은 삼을 채취하기 위해 풍기 지역의 토양과 기후를 조사하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풍기 지역이 산삼 생육에 아주 적합한 자연환경임을 알게 되었다. 이에 산삼 종자를 채취하여 농가에서 재배토록 하였고, 그리하여 풍기 지역은 우리나라 최초로 인삼 재배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소백산 일대에서 나는 삼을 나삼이라고 하였는데 삼중에 최고의 품질로 쳤다. 최고 품질 나삼의 명맥을 이어온 풍기인삼은 오늘날에도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풍기는 최초의 인삼 재배 지역인 만큼 많은 인삼 상점들이 있다. 이 지역에 들어서게 되면 곳곳에 인삼이란 단어를 많이 볼 수 있으며 인삼을 팔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소백산 인삼시장과 풍기역 바로 앞에 있는 인삼시장은 실내판매장으로 여러 인삼 제품들을 둘러 볼 수 있는 곳이다. 

소백산 인삼시장을 방문해보니 주말이라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인삼을 사기 위해 상점을 둘러보고 있었다. 여기저기 인삼을 만져보는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무래도 직접 생산지를 방문하여 구매하는 것이 가격도 저렴하고 믿음이 가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장에서 상인 한 분이 맛보라고 주신 쌉쌀한 인삼차 한잔의 맛이 잊히지 않는다. 바람도 쐴 겸 좋은 인삼을 사기 위해서 풍기에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보고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인삼’ 알고 먹으니 더 보약

인삼의 어원은 사물의 중심, 힘, 핵심을 나타내는 우리 고유어 ‘심’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중국 문헌에서 삼(蔘)이라 표기한 것도 발음이 [siem]에 해당하는 한자를 써야 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 의학 서적인「동의보감」에서도 인삼(人蔘) 바로 아래에 ‘심’이라고 표기 하였다고 한다. 어원이 우리 고유어이며 자생지가 한반도와 만주 일대인 점을 감안할 때, 인삼의 기원은 우리나라에서 찾아야 한다고 할 수 있다. 

반음지(半陰地) 식물인 인삼의 생육에 가장 적합한 지역은 북위 33˚와 43˚에 걸쳐 있는 지역으로 세계적으로 중국의 길림성, 흑룡강성, 요녕성, 일본의 후쿠오카현, 미국 위스콘신주 등지에서 재배되고 있지만, 그 중 으뜸은 한반도에서 재배한 고려인삼으로, 다른 나라의 인삼보다 10배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한반도 인삼 생산 지역은 함경도와 평안도, 소백산맥 근처이며 경상도 풍기, 전라도 진안, 충청도 금산, 증평, 진천, 경기도의 강화, 파주, 강원도의 홍천 등이 대표적 산지로 손꼽힌다. 인삼에서는 다른 식물에서 발견되는 사포닌과는 다른 특이한 화학구조를 가진 사포닌을 가지고 있으며 약리 효능도 특이하여 인삼 배당체(Glycoside)란 의미로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 라 불린다.

이 사포닌이라는 화합물은 식물의 뿌리, 줄기, 잎, 껍질, 씨 등에 있는데 예전에는 비영양물질로 알려졌으나 최근 항암, 항산화, 콜레스테롤 저하효과가 밝혀지면서 생리활성물질로 각광 받기 시작했다. 한방약에서는 강심제나 이뇨제로 사용되어 왔으며, 특히 인삼의 여러 가지 유효성분 중 주된 약리작용을 하고 있다. 

인삼 제품들의 기능은 원기 회복, 면역력 증진, 자양 강장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문헌에 의하면 “인삼은 오장을 보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놀라는 병을 그치고 사기를 제거하며, 눈을 밝게 하고 심장을 열어주며, 비위를 좋게 하고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며 따라서 장수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인삼의 사포닌을 전혀 변환시키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주 잘 변환시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인삼이 잘 받지 않는 사람이 인삼을 잘 받게 하는 방법은 조금씩 양을 늘려 먹는 것이다. 적은 양에서 시작해 꾸준히 먹고 점차 양을 늘려 가면 장내에 세균들이 정착하여 그 성질이 조금씩 바뀌면서 인삼 사포닌을 분해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영주 인삼 박물관

풍기까지 가서 인삼만 구매해 오는 것도 좋지만 이왕 간 김에 인삼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영주시 풍기읍 죽령로 1378에 위치한 인삼 박물관은 2009년에 건립계획을 승인 받았으며 약 4년여의 준비 끝에 2013년 5월 3일에 개관을 하였다. 지상 2층 규모의 박물관은 전시면적 913.36㎡ 으로 1층엔 홀을 중심으로 인삼전시실, 기획전시실, 교육실, 소강당 등이 있으며 2층에는 인삼밭 만들기, 산삼 채취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 공간과 어린이 도서관, 카페테리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삼박물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은 죽령 옛길이라는 곳이었는데 이곳은 소백산 산길을 모형으로 옮겨와 길을 따라 이동하며 소백산 동삼전설을 담은 애니메이션을 감상 할 수 있는 곳이다. 실제 이 길을 걸어 지나갈 땐 마치 숲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다음으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어린이들의 놀이공간, 인삼 체험관이다. 암벽타기 체험과 인삼 재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인데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좋은 놀이공간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 도서관과 카페테리아가 함께 있어 아이들이 책을 보거나 뛰어 노는 동안 한 잔의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풍기에 와서 인삼도 사고 아이들과 추억을 만들 수도 있으니 좋은 문화공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人蔘의 종류

인삼의 종류는 여러 가지지만 크게 홍삼, 태극삼, 백삼, 수삼 4가지로 분류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삼 종류중의 하나인 홍삼. 다양한 사포닌을 함유하고 있으며 새로운 생리활성 성분을 생성하고 증포(증기로 찌는 것)과정에서 생삼의 독소를 제거해 신체한 유익한 새로운 성분들이 생성되며 원기 회복, 면역력 증강, 자양강장 및 항산화 작용을 한다. 

다음으로는 태극삼이다. 일반인들에겐 생소할 수도 있는 이름의 태극삼은 수삼을 물로 익혀서 직립형으로 말린 가공 인삼으로 홍삼과 백삼의 중간 제품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특징으로는 복용 시 승열 현상을 내지 않아 몸에 열이 많은 30~40대들이 먹기 좋은 삼이라고 한다. 

백삼은 우리가 흔히 제일 잘 알고 있는 인삼을 말하는 것으로 4년근 이상의 수삼을 원료로 하여 표피를 제거, 건조하여 수분 함량이 14% 이하가 되도록 가공한 원형 유지 인삼이다.

마지막으로 수삼은 홍삼, 백삼 등 모든 종류의 인삼을 총괄하는 단어로 땅에서 캐내어 말리지 않은 상태 그대로의 인삼을 말한다.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나고 오장을 보하여 12경맥을 도우며 양기를 보하는 효과가 있다.

차인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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