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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고모령』권영재 지음 / 매일신문사 펴냄

‘대구음악야사’라고 해도 좋을 책이다. 대구적십자병원장을 역임한 권영재 선생(신경정신의학박사)이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은 대구음악이야기를 묶어 책으로 펴냈다. 매일신문에 2018년 1월부터 2019년 6월 30일까지 연재한 내용을 간추리고, 보완했다. 길거리 전파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관련한 사연부터 오페라하우스까지, 각설이와 약장수에서 대통령의 애창곡까지 경계를 넘나든다.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는 ‘6개월 예정’이었으나 이야기가 재미있고, 생동감 넘쳐 기자가 필자에게 읍소하다시피 부탁해 1년 6개월을 연재했다.

대구능금과 대구최초의 사과

「대구사과의 원조는 1899년 동산병원 초대원장인 미국인 존슨이 미국 미주리에서 ‘미주리’ ‘스미스사이다’ ‘레드베아밍’ 등 3품종 72그루의 사과나무를 들여와 대구시 중구 남산동 병원 사택에 심은 것이다. 대부분 죽고 미주리 품종만 남아 있던 것을 1998년 2월 28일 현재의 동산의료원 자리로 옮겨 심어 놓았다.

한편 ‘대구 능금’은 1905년 무렵 일본인들이 칠성동과 침산동과 그리고 금호강을 따라 반야월에 심은 것이 시작이다. 존슨이 갖고 온 사과는 대구에 본래 있던 산 능금과 비슷하여 크기도 작고 먹을 수도 없는 관상용이었다. 꽃이 곱고 열매가 예뻐 대구 사람들은 흔히들 ‘꽃사과’라고 불렀다. 어떤 이들은 동산의료원 꽃사과를 개량해서 먹는 과일이 대구 사과가 되었다고 잘못 알고 있는데, 동산병원 사과는 화초의 일종일 뿐 유명한 과일인 대구 능금과는 별 관계가 없다. 을사늑약 무렵 일본인들이 들여온 능금이 크고 먹을 수 있는 과일 대구 능금(소위 대구 사과)의 원조가 되는 것이다. 1949년 농림부에서 추천 장려하여 능금을 주제로 한 물산장려의 건전가 요가 만들어져 토박이 대구인들은 어릴 때 자주 불렀다.」 -135쪽-

 

삼국유사를 읽는 듯한 재미

권영재 선생은 호기심이 많고 기억력이 비상한 것이 틀림없다. 이처럼 생기 넘치는 이야기를 듣거나 보았을테니, 일이 벌어졌던 장소에 갔거나 일을 전해 줄 사람을 만났을 것이고, 그처럼 오래 전 이야기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미숙 제이미주병원 정신건강사회복지사는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처음 글을 읽었을 때는 ‘진짜? 이랬단 말이야?’고 혼잣말을 했다. 지금은 경험할 수 없는 옛 대구 음악 이야기들, 익숙하지 않은 상황들과 지어낸 듯한 스토리에 마냥 신기해서 (선생님의 신문 연재 글을) 읽노라면 삼국유사를 읽는 듯했다. (매일신문연재) 대구음악유사에 등장하는 음악에 관련된 인물들과 그들의 에피소드, 그리고 그 분위기는 웃음을 주기도 했지만, 가슴 뭉클한 애환을 전해줘 가슴이 찡했다.”고 말한다.

 

이 사람들이 대구 출신이라고?

「가요라는 장르의 음악이 우리 땅에 들어온 후 대구경북은 많은 가수들을 배출했다. 대봉동 태생으로 35년에 등장한 장옥조가 최초의 대구경북 출신 가요가수다. 그녀의 대표적 노래는 38년에 녹음한 ‘신접살이 풍경’이다.

성주출신 백년설, 김천출신 나화랑, ‘전선야곡’으로 유명한 영남고등 출신 신세영, ‘경상도 사나이’ ‘인생은 나그네’를 부른 경산 출신 방운아, ‘청포도 사랑’ ‘하이킹의 노래’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도미, 한국의 후랑크 나가이로 불렸던 저음 천재 남일해, ‘과거는 흘러갔다’로 유명세를 떨친 여운은 대륜고등 출신이고, 시각 장애인으로 ‘그 얼굴에 햇살’ ‘줄리아’를 불러 대구의 힘을 널리 알린 이용복도 대구 출신이다.

‘울려고 내가 왔나’ ‘여고시절’ ‘내 곁에 있어줘’ ‘마음 약해서’ ‘잊게 해주오’ ‘정든 배’ 등을 작곡해 많은 가수들을 출세시킨 작곡가 김영광은 포항 출신이다. 작곡가 김희갑은 평양 태생으로 15세에 대구로 대구 대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05, 106쪽 요약-

지은이 권영재 선생은 “흔히 대구는 정치의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대구땅은 문학, 음악, 철학으로 가득 차 있다. 나는 그 중에서 음악으로 대구의 민낯을 보여주고 싶었다. 근세사에서 대구서민들과 애환을 같이 한 가요, 민속음악, 아이돌 음악 등과 관계있는 대구지명이나 사람, 에피소드를 평범한 말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33쪽, 1만4천원.

권혁구 출판전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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