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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 사라온이야기마을 - 군위역사문화재현테마공원

어김없이 찾아온 계절 겨울, 내게 올 겨울은 유난히도 방구석에 박혀서 나갈 생각조차 않는 좀 더 특별한 겨울인 것 같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로 몸을 움츠려 들게 만드는 계절, 나는 그런 겨울을 너무나 싫어하는 1인이다. 그렇기에 내게 겨울은 따뜻한 집만큼 좋은 곳이 없는 것이 당연한 계절이기도 하다. 따뜻한 집이 좋긴 하지만 겨울 내내 마냥 방구석에 박혀서 보내기에는 시간이 아까운 노릇. 추운 겨울일수록 밖으로 나가 움직이라고 했던가?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추위를 무릅쓰고 전보다 활동적인 곳을 찾아가기로 했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이미 화본역으로 유명한 군위에 있는 사라온이야기마을이다. 이 마을은 조선시대의 건물과 생활, 전통놀이 등을 재현해놓은 테마공원이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휴일에 구태여 약속을 만들어 집 밖을 나서지 않는 편인데, 군위로 떠나기 전까지 주말 동안 단 한 번도 집 밖을 나서지 않았다. 덕분에 사라온마을에 가기 전에도 걱정이 앞섰다. 계절이 계절이다 보니 추위에 대한 걱정이 컸지만, 신기하게도 올 겨울은 대체로 봄 날씨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포근했다. 하지만 군위로 가기로 한 날, 당일 아침에는 놀랍게도 창문 가득 성에가 끼어있었고, 또다시 걱정을 품은 채 군위로 출발했다.

꽉 찬 시가지를 지나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추위 덕분인지 창 밖 풍경은 한없이 고요했다. 저 멀리 산 아래에 있는 조그마한 시골마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은 저마다 굴뚝으로 하얀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순간 어린 시절 겨울철 영하의 날씨에 추위도 모르고 뛰쳐나가 놀던 그때의 모습이 떠올라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그 어린 시절 맡았던 시골의 굴뚝냄새는 참으로 정겨운 기분이다. 이번에 다녀온 사라온이야기마을도 이런 느낌과 상당히 닮아있는 곳이다. 그런 시골 마을 몇 군데를 지나쳐 군위 읍내에 도착했다.

사라온이야기마을은 실제 조선시대 마을처럼 꾸며진 곳으로 경상북도 군위군에 위치한 테마공원이다. 재현된 마을의 규모는 지방에 있는 테마공원 치고 그 규모가 꽤 큰데, 용도별로 다양한 건물들이 존재하며 총 3가지의 구역으로 나뉘어진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리고 이 공원에 있는 다양한 스텝들은 저마다 다른 복장을 입고서 관람객들에게 이리저리 말을 걸며 활동하는 점이 시골마을 특유의 따뜻함을 느끼게 한다. 시골의 정도 옛말이 되어가는 요즘의 모습을 비추어볼 때, 이 점은 상당히 특별하게 와 닿았다. 그리고 사라온이야기마을은 각각 3가지 테마에 따라서 조선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다. 먼저 적라촌은 마을 공동체 속 민중들의 생활상을 담고 있으며, 마을을 다스리는 관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적라청, 왜적에 맞서는 의병들과 박물관을 주제로 한 적라골로 이루어졌다. 사라온이야기마을은 단순한 관람 프로그램 보다는 체험이 주를 이루는 참여형 테마공원인데,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체험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다. 간식을 사먹거나 체험활동을 위해서 필요한 비용은 현금 대신 오로지 엽전(1냥 500원)으로만 지불하게 되어있는 등의 섬세한 점도 돋보였다.

 

재현된 길을 따라 마을로 들어서자 다양한 건물들의 외부는 물론 내부도 깔끔하게 잘 꾸며져 있었는데, 내부에 특별한 상황을 재현했으며 각 건물 앞 팻말에는 그 용도가 꼼꼼하게 잘 설명되어있어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교육적인 측면으로 방문하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였다. 발걸음을 돌려 마을에서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바로 적라청이었다. 적라청의 프로그램은 대부분 야외활동이 주를 이루었는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텝들이 프로그램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 할 수 있게 유도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체험을 할 수 있다. 화살을 쏘는 한 가족이 사진을 찍던 중 갑작스레 사또가 나타나 소리를 치면서 엽전을 선물한다며 깜짝 대회로 화살 맞추기 대회를 개최했다. 강제로 참가하게 된 두 가족 뒤편에서 멀리 떨어져 조심스레 사진을 찍고 있던 중, 사또는 내게도 어서 이리로 와서 화살을 쏘라며 불호령을 내렸다. 다들 가족과 함께 왔지만 나는 혼자서 찾아갔던 터라 손사래 치며 거절했지만 계속되는 요청에 결국 화살 쏘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런 모습이 꽤나 신선했는데, 다양한 스텝들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느낌이 마치 한국민속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꽤나 보수적인 경상북도 소재지에서 이런 모습을 겪으니 상당히 신선했다. 적라청에는 이런 소소한 이벤트 외에도 사극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도구들이 여기저기 마련되어있는데, 주리, 곤장, 목에 메는 칼 등을 직접 해볼 수 있다. 그 밖에도 사또복, 포졸복 등 다양한 조선시대 의복을 무료로 입어 볼 수 있었다.

조선시대 민중들의 마을공동체 이야기를 담은, 적라촌

세가지 구역 중에서 적라촌은 가장 우리의 생활과 닮아있는 부분이 많다. 그만큼 일상생활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다양한 종류의 시설들이 마련되어있는데, 차를 마실 수 있는 다원, 예술을 체험 할 수 있는 도화원, 삼강오륜을 배우고 편지를 써볼 수 있는 서당, 다양한 간식을 맛보며 쉬어갈 수 있는 평상이 마련된 주막에서는 고구마나 빈대떡, 옥수수 등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기생들의 춤을 배울 수 있는 기생학교, 점을 볼 수 있는 점집과 소원을 매달 수 있는 석탑 등 섬세하게 재현된 시설에서 여러 가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교육 자료도 잘 마련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 눈에 가장 재미있어 보였던 것은 기생 춤 배우기였는데, 안타깝게도 날씨가 추워서인지 기생을 찾을 수가 없었던 점이 가장 아쉬웠다.

 

마을을 다스리는 관리들의 이야기를 담은, 적라청

적라청에 있는 프로그램은 모두가 엽전 없이 체험 할 수 있으며, 공연의 성격을 띄는 프로그램이 주로 많다. 탈춤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장소이며, 그 밖에도 의복체험, 활쏘기, 투호, 제기차기 등 수시로 프로그램이 바뀌기도 한다. 조용한 본청 안에서 갑자기 사또가 나타나 으름장을 놓는 한편, 기념사진을 촬영하자며 반갑게 맞이하기도 한다. 또 다른 흥밋거리는 사또가 내리는 지시(알바)를 수행하면 엽전을 준다는 것이다. 알바를 하면 생각보다 쉽게 엽전을 얻을 수 있으니 체험비는 그리 어렵지 않게 자체조달이 가능하다. 적라청 옆에는 나무로 된 미로도 있다. 

 

왜적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의병의 이야기를 담은, 적라골

적라골에서는 생활용품을 전시한 박물관과 장사진 붉은 요새에서는 착시의 방 지나기, 활쏘기, 깃털화살 던지기 등 여러 가지 장애물을 넘고 훈련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다만 적라청과 적라촌의 입구와 별개로 큰길 건너편에 홀로 위치해있어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도 있으니 적라촌 입장시 나눠주는 설명서를 꼼꼼하게 읽어볼 필요가 있다. 사라온이야기마을을 둘러보고서 느낀 점은, 여느 곳과는 다르게 프로그램이 알차게 구성되어있다는 점이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겉은 무언가 있을 것 같아 보이지만, 막상 내부에 들어서면 아무것도 없고, 운영하던 몇 가지 프로그램마저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사라온이야기마을은 최근에 생긴 테마공원인 탓인지 모든 건물이 용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그것을 운영하는 인원도 적절히 빠짐없이 배치되어있었다. 2월 28일까지 외갓집 겨울나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하니 그 전에 아이들과 함께 한번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문득 나는 봄 프로그램이 어떻게 구성 될 것인지가 더 궁금해진다. 따뜻한 봄날에는 더 많은 이벤트 스텝들이 충원되어 유쾌한 에피소드로 더더욱 활기가 넘치는 테마공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진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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