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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지금 얘기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시중경기, 주식, 부동산값, 소비, 고용 등 전체적인 모든 살림살이가 코로나19에 코가 꿰어 휘청거리고 있다. 전파속도가 너무 빨라 앞으로 2-3개월 더 가게 되면 영락없이 코로나19의 종(從)이 될 판이다. 의료진 증상자도 120명이 넘어 자칫 모두가 환자로 전락할 처지다.

 

3월 들어서면서 집값이 오를 것이다, 내릴 것이다. 말들이 많더니 생명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지 요즘 집값은 쏘옥 들어가 버렸다.

예전처럼 따뜻한 봄이 오고 선거철이 다가오면 부동산값은 내릴 리도 없고, 지역마다 조그만 개발호재라도 있으련만, 코로나가 무서워 문밖출입을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는 모두가 마찬가지다.

 

서울을 비롯한 집값도 내림세로 돌아섰음이 역력하다. 6월 30일까지는 다주택자가 집을 파는 시기이고, 그 기간 내에 팔아야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정부나 부동산업계에서는 다주택자의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천만의 말씀이다.

 

팔려고 내놓는 게 아니라 집을 가진 사람들은 양도세 내는 셈 치고 증여를 하고 있는데 서울에서 지난 1월 한 달간 증여건수가 1,600건이 넘는다. 자녀증여일 때 증여세는 5억이면 20%다. 그러나 양도세는 62%다. 초등학생에게 물어봐도 답은 나와 있는 셈이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김칫국만 마셨다. 집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자녀들에게 줄 수 있을 때까지 주고, 나머지는 집값이 또 오를 테니까 팔지 않고 가지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가진 집은 자녀들에게 주고, 나머지가 있다면 몇 년 후 값 오를 때까지 가지고 가겠다는 뜻이 잠겨 있다.

 

다음카페 ‘21세기부동산힐링캠프’에서 앞으로 경제사정이나 집값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6월 이전에는 대부분 집을 팔지 않겠다는 의견이다. 오히려 세계적으로 풀릴 막대한 자금이 집값 오름의 불씨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아무래도 값이 싼 기존주택을 사야 하는데 시장에 집이 나오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입지가 괜찮은 자리에서 분양하는 새 아파트는 청약점수가 부족해 들러리만 서다가 돌아서야 한다. 여기저기 신규 분양하는 곳은 많은데 왜 당첨은 하늘의 별따기일까.

 

서울과 수도권의 신규분양은 4월에 5만5천 가구, 5월에 3만 6천 가구, 6월에 2만 5천 가구 등 상반기에 11만여 가구가 되므로 실수요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입지를 찾아 청약을 하는 일도 괜찮을 것이다. 광명·고양·성남·하남 등 지역이 많다.

 

그러나 앞으로 부동산시장의 향방은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겪은 부동산하락이 또다시 찾아올 수 있다. 부동산이 하락하면 스스로 손해 보는 일을 택하는 길이기에 집을 사지 않음이 오히려 좋을 수가 있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저성장, 저소득은 과거 두 번의 위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실물경제가 무너진 지금의 위기가 훨씬 무섭고, 깊은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거시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재산 무너지고, 자칫 생명을 잃는 이런 무서운 시기가 어디 있겠는가?

 

집은 언제든지 살 수 있다. 다만, 돈을 좀 더 주느냐? 덜 주느냐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무너진 소상공인, 중소기업인은 어떻게 다시 영업소를 세워야 할 것이며, 그곳에서 몰려나온 종업원들의 일자리는 어디서 구해 온단 말인가?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또 나올 때가 됐다. 코로나 상태가 앞으로 2-3개월 계속 진행된다면 서울 집은 물론이고, 수도권의 집과 토지, 상가, 오피스텔 등 부동산은 반 토막이 날 수 있다. 돈 있는 사람들이야 그럴 때 사놨다 또 돈을 벌겠지.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또 오고 있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서민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죽 쑤어 식을 동안’이 어렵기 때문에 우선 위기를 넘기느라 정신없이 살다보면 투자하기 좋은 시기는 금방 지나간다. 그리고 몇 년 후 인플레가 올라가서 집값이 오르게 되면 그때 그 시절이 좋았다고 서글픈 노래를 부르게 된다.

 

지금 코로나의 위기가 스멀스멀 오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팔레스타인 환자를 국경 검문소 밖으로 던져버리는 반인륜행위가 벌어져 모든 사람들의 원성이 높다. 인도는 시골 출신 노동자가 1억2,000만 명인데 전국에 봉쇄령이 내려져 오도 가도 못해 폭동이 일어날 지경이다.

 

이런 불상사는 언제 우리 곁에 올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투자는 마음에 드는 매물에 자신의 돈을 거는 법률행위다. 지금은 값이 올랐네, 내렸네, 말 할 필요도 없다. 

여유자금이 있어 기회를 만날 수 있다면 당신의 복이고, 그런 복을 만나지 못하거나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한 채, 그냥 넘어가더라도 그 또한 당신의 복이다. 아무튼 건강하게 위기부터 넘기고 보자.

 

윤정웅 부동산 칼럼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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